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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호 Apr 07. 2020

야구장에서 맛볼 고로케 상상하기

“찐빵은 흔했는데, 고로케는 자주 맘껏 먹을 수 있기보단 어쩌다 구경이나 할 수 있던 고퀄 음식이었지.” 5060 세대가 기억하는 고로케는 그렇다. 물론, 지금 MZ세대들에게 고로케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간식이고 거리 음식이다. 그래서, 한 인디밴드는 “♬고로케를 사 먹었어~ ♪네가 살던 근처에서~ ♪방금 나와 뜨거웠어”란 가사의 고로케란 노래를 만들기도 했고, 다른 인디 밴드는 #겉바속촉의 음악을 지향한다며, 자기들의 밴드 이름을 고로케라고 붙이기도 했다.


피망, 양파, 샐러리, 당근, 스위트콘 그리고 감자 이런 재료들이 친하게 모여져 160℃에서 이리저리 케미로 튀겨지는 고로케가 부드러운 바삭함의 진수로 오래 사랑받는 우리 음식*으로 단단히 자리 잡은 것이다. 특히, 형광색 연둣빛이 나뭇가지에 돌기 시작하고 청보리 싹이 땅 위로 파랗게 올라오는 요즘에 나오는 봄감자로 만드는 야채 고로케는 찐 봄향이 가득한 #겉바속촉이다.

* ‘실크 로드’처럼 고로케에도 ‘고로케 로드’가 있다. 고로케의 원조는 프랑스라고 하는데, 고로케를 국내에 전래한 일본과 우리 式 고로케들이 모두 개성 있게 다르다. 


대전 성심당의 야채고로케..1차, 2차에 걸쳐 발효를 하고, 식빵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잘게 찢듯이 만드는 습식 빵가루를 사용해, 부드러운 바삭한 식감이 포인트이다. 



고로케와 맥주를 애정 했던 세계적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작품 여러 곳에서 고로케와 맥주를 언급한다. 소설을 써야겠다는 맘을 먹게 된 곳이 맥주를 마시던 야구장이었다고 하는 하루키는 그의 소설 속 공간과 장면에도 고로케를 등장시키며 예술작품을 대하듯 긴 예찬의 표현들로 고로케를 칭송한다. 그래서 하루키의 글을 읽다 보면 고로케와 맥주가 아주 친한 궁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으로 방콕과 집콕의 시간이 크게 늘어난 요즘, 어느 집이나 신박한 요깃 거리와 간식 정보가 더 많이 필요해졌다. 이럴 때, 봄감자로 만든 겉바속촉의 야채고로케와 시원한 수제맥주, 이런 찐~ #고맥이 갑갑했던 속을 뚫어주는 한방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다함께 노력하고 있으니 우리는 곧 거리두기와 격리가 필요없는 건강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 시절이 돌아오고 야구를 다시 보러 간다면, 하루키처럼 #고맥을 한번 준비해서 가봐야겠다. 입에서는 바삭한 식감의 고로케 소리, 눈과 귀에서는 시원하고 경쾌한 타구음 소리, 아~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좀 좋아진다. 최/강/한/화/


#나의도시 #성심당 #고맥 #고로케 #맥주 #야구 #직관 #원정응원 #원도심 #로컬 #하루키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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