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창호 May 05. 2020

집콕 시대의 행복 부스터, 땅콩버터

코로나로 집콕이나 자가격리로 마음이 힘들어진 사람들을 위한 정보유통이 많아졌다. 먹거리 정보 중에는 땅콩버터가 도움이 된다는 추천도 많은데, 아마도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을 갖게 하고 차분하고 안전함을 느끼게 해주는 행복 호르몬을 높여주는 역할을 땅콩이 해주기 때문일 듯하다.


비슷한 이유로 땅콩버터는 극한 고립상황을 견뎌야 하는 우주식량을 위한 추천 레시피에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2008년도에 열흘 넘게 국제 우주정거장에 체류했던 이소연 박사는 “러시아 우주 프로그램의 공식 우주식량은 아니었지만, 땅콩버터가 들어간 간식거리를 사 가지고 가는 우주인들이 있기도 했고, 미국 우주인들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땅콩버터를 사 가지고 갈 것 같다”라고 한다. 실제로, NASA와 땅콩버터를 함께 검색해보면 땅콩버터와 활짝 웃는 모습의 우주인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사진설명 : 대전 성심당의 '땅꼬마 크로와상'은 땅콩버터와 아몬드 크림을 주재료로 한다. 프랑스산 밀가루로 만들어 크로와상의 풍미를 100% 살린 데다, 토핑으로 우리식 콩고물이 듬뿍 뿌려져 고소함이 2배로 느껴진다.  


내게도 땅콩버터는 어린 시절의 에너지 부스터였다. 집으로 방문판매를 오셨던 아주머니의 큰 가방 안에는 특별한 물건들이 많았는데, 그 안의 땅콩버터가 그랬다. 초여름에 흔했던 찐 감자가 슬슬 물리기 시작할 때쯤, 별세계에서 온 땅콩버터를 식빵에 쓱쓱 바르면 그 맛도 특별했지만, 기분도 좋아지고 없었던 기운도 만들어 지곤 했다. 15분~20분을 손으로 숨차게 저어서 만드는 요즘의 달고나 커피크림 같은 마법이 아마도 그 땅콩버터에도 숨어있었나 보다.


오랫동안 학생들의 스쿨 푸드로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점심식사로 전장에서 병사들의 전투식량으로 애용되던 땅콩버터가 코로나 시대에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소울푸드로 사랑을 받게 될 듯하다. 예전엔 식빵에만 발라도 만족스러웠는데, 이젠 바삭하고 고솜달콤한 크로와상으로 함께 할 수 있으니 더 좋을 듯하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밀, 지도 위에 없었던 새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