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쓰여'는 '좋아하게 됐어'의 입구입니다.

불행이 사라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by 온말온글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여러 주제의 글을 읽곤 해요.


그런데 제가 수업 중에

이 말을 자주 했었나 봐요.


“선생님 이거 좋아하는데!”


어느 날 또 그 말을 했더니

어떤 학생이 웃으며 말하더라고요.


“선생님은 좋아하는 게 진짜 많네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그래서 저도 웃으면서 말했어요.


“그러게. 그래서 매일 행복한가 봐!”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처음부터 ‘와, 좋다!’였던 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괜히 한 번 더 보게 되고,

조금 신경 쓰이던 것들이

어느새 좋아하는 게 돼 있더라고요.


신경 쓰인다는 건

이미 마음이 간 거고,

그 마음이 쌓이면

결국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신경 쓰이는 게 많아도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해요.


어쩌면 제가 좋아하게 될 게

그만큼 또 많아진다는 뜻이니까요.


행복은

불행이 없어져서 오는 게 아니라


불행이 있어도

계속 좋아해 보겠다고 마음먹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불행이 사라지지 않았는데도

저는 이미 꽤 행복해졌더라고요.


이제는 알겠어요.

신경 쓰인다는 건

이미 좋아하게 됐다는 신호라는 걸.


그래서 오늘도 저는

신경 쓰이는 것들을

조금씩, 그대로 사랑해보고 있어요.



KakaoTalk_20260210_200827407.jpg ※ 이 글의 제목은 『일본광고 카피도감』에 실린 문장입니다.


작가의 이전글같은 시간이 지나가지만 다르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