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스
김명하 (민교협 회원/안산대 유아교육과 교수)
다시 4월입니다. 2014년 4월 16일로부터 7번째 4월입니다. 당신의 4월은 안녕하신지요.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을 포함한 476명이 탑승한 세월호가 제주에 닿지 못하고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의 해상에서 전복됐습니다. 생존한 172명 중 절반 이상이 해양경찰보다 40여분 먼저 도착한 민간 선박에 의해 구조됐고, 250명 단원고 학생을 포함한 299명의 탑승객이 죽었습니다. 단원고 2명의 학생과 1명의 선생님, 그리고 어린 아들과 아버지는 여전히 찾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침몰은 화물 과적, 고박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조타수의 운전 미숙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었고 특히 무리한 화물 적재와 증축,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의 초기 대응 시간 허비, 정부의 초동 대처 실패로 인한 뒤늦은 구조 작업 등이 주요 원인으로 규명됐습니다. 150대의 차량과 657톤의 화물을 실었다는 기록과 달리 세월호는 180대의 차량과 1,157톤의 화물을 적재했습니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는 관할 수역에 세월호가 오전 7시 경 이미 진입해 있었음에도 해당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구조 과정에서도 300명 이상의 승객이 여객선 안에 남아 있었으나 배 밖으로 탈출한 승객들만 구조하는 등 구조의 기본 매뉴얼조차 지키지 못했습니다. 사고 직후 해수부, 교육부, 해양경찰청 등 별도의 대책본부만 10여개가 구성되었다 해체되는 등 정부는 담당 부서와 총괄 부서를 하루 이틀 사이 몇 번씩 번복했고, 그 사이 구조 작업은 더뎌졌습니다.
화물 과적과 무리한 선체 증축은 제주 개발과 무관하지 않았을 테고, 세월호의 불법 과적과 증축은 안일한 관리 시스템의 결과였습니다. 해상교통관제센터를 비롯한 국가 기관은 가장 필요한 상황에서 기능하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맨 앞에 두는 공공선은 사라지고 국가와 기업의 이득이 먼저였던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7년이 지나도록 세월호에 대한 법적 규명과 책임은 여전히 요원하고,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 세월호 1주기 행사를 주최한 박래군, 김혜진 등 세월호 참사에 연대한 이들은 줄줄이 유죄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다시 4월 16일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안산은 세월호로 명명된 그 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이웃, 같은 동네에 살았거나 같은 학교를 다닌 후배, 그들을 바로 곁에서 기억하는 이들이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공간, 부재한 이들이 여전히 현존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강남순 교수는 기억과 애도는 그를, 그 상황을 마음에 품고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애도는 떠난 이의 삶과 그들이 꾼 꿈까지 우리의 어깨에 메고 함께 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를 위해 애쓰고 시름하는 과정을 담담히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안산시는 다양한 추모행사를 개최하고 있고, 이웃 도시 수원은 청사에 세월호기를 걸었습니다. 기억과 애도는 유가족과 나와 당신을 다독이는 감정의 일로 시작하지만, 법적 규명과 책임을 통해 같은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실천 의지에 대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여러 이유들로 주저됐던 일을 저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몸담고 있는 대학의 도서관 내 극장에서 다큐멘터리 ‘당신의 사월’을 상영하기로 했습니다. 기억하고 애도하는 것, 그러니까 함께 울고 웃고 슬퍼하고 분노하며 지치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도모하는 실천을 함께 해 보자고 동료들에게 말 건네는 것. 따로따로 떨어져 울던 우리가 함께 울면 더 크게 울 수 있고, 더 크게 말할 수 있지 않겠냐고 용기 내어 말 해 보기로 했습니다. 4월 16일 오후 4시, 안산대학교 도서관 내 극장에서 함께 보고 함께 울겠습니다. ‘당신의 사월’은 다음 링크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https://forms.gle/YwGrMPK4AWrCf2qc6 더 많은 이들이 말과 글로는 주고받을 수 없는 눈물로 더 깊게 기억하고 애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사월은 안녕하신지요.”
저작권자 © 안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