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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un 09. 2018

평온한 사람은 행복할 뿐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다.

“연애만 하면 행복할 것 같아.”
“로또만 되면 행복할 것 같아.”
“집만 사면 행복할 것 같아.”          

이렇게 지금의 삶은 별로지만 원하는 것을 얻으면 행복할 것 같다 말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채워지면 행복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원하는 것을 가졌을 때 당연히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런 행복감은 가지고 나면 시들해지고 또 다른 것을 원하게 되면 금세 시들해져 버리고 만다. 목적을 달성해서 얻으려는 행복은 밀물처럼 왔다 썰물처럼 떠나가는 파도와 같다.


일상을 돌아본다.         

       

아침은 바쁘게 허겁지겁 먹고 나간다. 점심은 직장동료와 끼니를 때우는 식사가 대부분이다. 저녁은 마음 푹 놓고 가족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먹는다. 평온하다. 밥을 먹으며 ‘행복하다’ 생각한다. 지친 하루가 마무리되고 허겁지겁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식사, 다른 사람의 속도에 맞춰 먹지 않아도 되는 식사,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도 없는 평온한 식사다.    

- 집밥 -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 친구와 서울 숲을 산책하며 ‘행복하다’ 생각한다. 넓은 잔디밭에 앉아 김밥을 먹고 ‘깔깔깔’ 웃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즐겁다. 마치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배꼽이 빠져라 웃는다. 웃고 즐기며 넓은 공원을 산책하다 의자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을 받는다. 햇살을 받으며 생각한다. ‘행복? 그게 뭐 별거라고. 이렇게 사는 게 행복이지.’               

- 산책 가는 길 -

엄마를 만나러 내려가는 길 맛있는 간식을 산다. 가져가면 쓸데없는 데 돈 썼다 혼이 나지만 그래도 지갑은 열린다. 야단을 맞아도 잘 드시면 좋다. 엄마가 해준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살았던 집을 둘러본다. 돌아오는 길, 홀로 마당에 앉아 애써 미소 짓는 엄마의 얼굴이 아프지만 엄마를 보고 와서 ‘행복하다’ 생각한다. 그래도 건강하게 살아 계시고 한참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한다.

- 사탕 -

행복은 반드시 무엇을 얻거나 이뤄야만 가져지는 것은 아니다. 

저녁 식사가, 친구와의 산책이, 엄마를 만나는 일상이 행복하다는 마음을 가지면 그것으로 족하다.


행복하게 사는 가정을 알고 있다. 찾자고 들자면 그 집안의 문제는 말할 수 없이 많다. 결혼, 취업, 독립, 금전 등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 요소 중 많은 것이 결여된 가정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은 그것이 결여됐다 느끼지 않는다. 충분히 많이 가졌다 생각하고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그들은 언제나 평온하다. 일상을 벗어난 특별한 ‘행복 사건’을 찾을 일 없고 목적 달성을 통한 행복은 애초에 바라지도 않는다. 그들은 삶의 모든 순간에 ‘행복하다’ 말한다. ‘감사하다’ 말한다.   


목적을 정해 놓고 그것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삶은 이루기 전까지의 시간이 괴롭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목표를 정해 놓는다면 괴로움의 시간은 더욱더 길어진다.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사는지 생각해 보면 답은 바로 나온다. 물론 행복하기 위해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나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과정이 행복하다면 말이다.   


행복한 사람은 현재를 산다. 자신의 결핍에 집착하지 않고, 소유한 것에 만족한다. 그런 사람은 마음이 평온하다. 평온한 사람은 행복할 뿐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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