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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Nov 18. 2019

교육의 진정한 목적을 찾아갈 수 있을까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 헤드> 교육의 목적

빨간 머리 앤에게 스테이시 선생님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새로 부임한 첫날, 스테이시 선생은 일렬로 늘어선 책상을 치워버린다. 전통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닌 스스로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학습 분위기를 만들고 새로운 교육 철학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기존 방식과 다른 교육 철학이 낯설었던 마을의 교육 위원회는 스테이시 선생을 근신 처분하고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해고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여자가 바지를 입는 것이 쉽지 않던 시절임에도 당당히 바지를 꺼내 입고 자신의 거취가 논의되고 있는 자리에 참석해 새로운 교육 방식과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또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교육받은 주민들의 사고방식이 어디에 머물러 있으며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책임질 생각을 해 본 적 있는지 반문한다. 창의적인 교육, 스스로 사고하는 교육이 아이들을 헤치는 일이 아님을, 전통적 교육 방식은 아이들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는 그녀의 설득에 많은 이들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시각, 앤과 친구들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지식 습득과 인간의 감성을 키워주는 스테이시 선생의 교육철학이 자신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행동으로 보여준다.

교육이 쓸모없다면 무엇이 유용하다는 것일까? 교육은 마땅히 쓸모 있어야 한다. (p. 15)

교육이란 마땅히 쓸모 있어야 한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우리는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세대다. 1+1=2를 배우듯 한 편의 시를 읽고 써내야 하는 감상문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었다. 천편일률적인 감상문을 적어야만 정답이라 인정해준 교육 방식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시를 통해 지식의 습득만 강요한 교육은 아니었나? 교육의 목적은 어떤 목적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저자의 시선을 고민해 보았다.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은 철저히 가르치라는 것, 스스로 자기 발전을 자극하고 인도하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교육 방식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주입식 교육을 통해 창의성이 싹트는 것을 막는다. 미의식과 감수성, 노동의 가치 인식, 도덕적, 창조적 에너지를 갖추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장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 책이 나온 시대부터 지금까지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면 쉬운 일이 아님은 입증된 셈이다. 스테이시 선생의 새로운 교육 철학처럼 많은 교사들이, 많은 교육 관계자들이 교육 방식을 바꿔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창의적인 사고,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을 터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책에서 언급한 대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줘야하는 부모나 어른들이 창조적이며 주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서일까.


우리 교육의 목적은 성인이 되어 어떤 회사에 취직하고 부모로부터 얼마나 자유롭게 독립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목적 달성의 척도는 '어떤 직장을 다니느냐', '연봉을 얼마나 받느냐', '어떤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리느냐'에 있다. 이러한 잣대로 인생의 승리자를 결정하는 사회가 진정한 교육의 목적을 흐리는 것이 아닐까. 화이트헤드는 인류와 사회의 진보를 함께 고민하는 교육이 젊은이의 인생 전반에 걸쳐 보존되는 힘을 길러준다고 했다. 어쩌면 우리는 사회가 바라는 모습과 다른 어른으로 성장시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내는 교육을 주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교육이란 기계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스스로 소화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제대로 익히는 것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육이란 '자신의 성장에 목적을 두고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전문적인 지식 습득과 함께 감수성을 겸비하고 교양도 길러내는 것'이라는 화이트헤드의 이상적인 교육이 여전히 현실과 멀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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