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불멸의 베스트셀러 120!
최근 고전을 이어서 읽고 있었지만 꽤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책 읽는데 무슨 에너지가 소비되느냐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읽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은 깊고 어렵다.’라는 생각이 편견만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짧고! 일러스트에! 요약본이라니!!! 누구나 쉽게 펼칠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어쩌면 고전을 읽기 힘들어하던 내게 잘 찾아와 준 책인지도 모르겠다. 예복습 차원에서 훑어보고 매력적인 고전을 제대로 읽어볼 마음이 동할 흥미로운 견본품이라고나 할까?
목차는 세계 고전 문학, 세계 근현대 문학, 정치 경제, 비즈니스, 역사 철학, 서양미술사로 나눠진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고전도 있지만 처음 접한 것도 있다.(홍루몽, 정관정요, 적과 흑, 노예의 길 등 몇몇, 나만 그런가?!!) 고전이 필요하고 중요한 이유는 깊이감이 있다. 가볍게 읽히는 소설, 자기 계발서가 유행인 시대지만 여전히 중고생들에게 고전을 권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고전을 탐독하는 이들이 많다. 다만 이런 고전을 모두 읽어 낸다는 것이 이번 생에 모두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으로 고전을 접해보고 읽고 싶은 고전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 듯하다. 혹은 이미 아는 고전이지만 짧게 리마인드 할 수 있는 구성이니 한 번은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구성이다.
해야 할 일, 읽어야 할 책,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은 요즘 이런 가볍고 요약된 책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 배경, 초판 발행, 작가, 고전에 대한 시대의 평이 한 줄로 들어가 있다. <걸리버 여행기>의 경우 배경은 알 수 없으나 초판은 1726년이며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 '판타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모험 여행기로, 당시 영국 사회를 한껏 풍자한 명작이다.'라는 평을 실었다. <오만과 편견>의 경우 배경은 영국, 초연 1813년, 작가 제인 오스틴, '사실적인 인물 묘사와 경쾌하면서도 묘한 이야기 전개로 잘 알려진, 세계 문학에서 손꼽히는 러브 스토리'라고 되어있다. 아는 척할 수 있을 만큼의 엑기스 요약본이다. 제목, 배경, 초판 발행, 작가, 평을 정리해서 요약해두면 고전에 대한 짧지만 강력한 기억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시간을 내어 정리를 해볼까 한다.
일러스트를 보자면 과하지 않아서 좋다. 사실 일러스트로 고전을 표현해내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인데 평면적으로 꽤 잘 그려진 듯하다. 내용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디테일이 살아있다. 또한 일러스트와 함께 적힌 글이나 대사들을 보면 역시 고전의 힘을 싣기 위함인지 강렬한 문법에 느낌표, 물음표들이 많다. 짧게 표현하기 위해 강한 기억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래서 더 임팩트가 있는 것이겠지?
더 짧은 고전. 놓치고 가지 않으려는 열망이 돋보인다. 한 면도 할애하지 못한 더 짧은 고전으로 낭만과 상징을 넘은 유럽 근현대 문학, 남북미 근현대 문학, SF 명작, 과학 명작 등 한 번쯤 들어왔을 법한, 혹은 알아두면 좋을 고전이나 명작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수준에서 넘어간다. 이렇게 짧게 짚고 간 것들도 일러스트로 풀어줬다면 좋았겠다 싶어 아쉬웠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책들이라 짧게 서술한 듯하다. 그럼에도 역시 임팩트 있는 짧은 안내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다.
누구나 '고전'이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굳이 왜 그걸 읽어야 하지 하는 의구심과 읽기 힘든 옛 어법이(개정판으로 많이 순화하였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이해 안 되는 부분도 많다.) 고전 펼치기를 주저하게 만든다. 특히나 요즘처럼 모바일 시대에 짧게 읽고 끝나는 단문형에 익숙한 세대에게 아주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가볍기에 선택하기 좋고, 워딩이 많지 않아 읽기 쉽고, 심지어 고전을 요약해 준 책이라 더더욱 좋다. 읽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 고전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적극 권장할만한 책이다.
이 책은 성장판 서평단 2기 활동으로 출판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위의 서평은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감상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