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일 시작하게 되었다. 동네 이모님이 동사무소에 안심 일자리 뽑는다고 신청해보라고 하셨다. 5시간만 근무시간이라서 주부에게 좋은 일자리였다. 신청 후 질병관리과 -코로나 119 대책본부 출근하게 되었다. 거기서 내가 하는 일은 기초 역학조사일이다. 코로나가 확진이 되면 문자를 보내고 조사를 하는 일이다. 사무실에서 군인, 공무원, 계약직, 공공근로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출근 후 옆자리에 앉은 언니에게 인사를 했다. 언니는 나보다 5살 나이가 많고 4 자매를 두었다.
언니 "대학생 커플 눈이 가더라"
나"그렇죠 저도 눈이 가요. 젊다는 게 참 좋은 거 같아요."
며칠 전에 계약직으로 오게 된 대학생 커플이다. 언니와 나는 그 커플 한참 바라보았다. 남자는 키가 180이고 피부는 하얀 편이고 갈색 구두에 니트를 입고 다녔다. 티브이 속에서 나오는 아이돌처럼 생겼다. 여학생은 키가 160 정도 되고 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에 체격이 아담하다. 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커플이 아닌 척 하지만 출근길에 함께 걸어오는 걸 몇 번 보았다. 둘이 좋아하는 사이라는 걸.. 두학생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나 "언니 젊다는 게 참 좋은 거 같아요. 우리도 저런 시절 있었는데.. 이제는 희미해져 가고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거 같아요."
언니"정신없이 지내다 보니깐 그렇지."
나" 우리도 젊을 때 이쁘고 괜찮았잖아요."
언니는 내 말에 미소 지으면서 일 시작했다. 언니는 말수가 적은 편이라서 내 이야기를 주로 들어주는 편이다.
여학생이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작은 가방에서 트윈케이크 꺼내서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두드린다. 얼굴을 두드리는 모습이 어색하다. 엄마가 되고 얼굴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다녔다. 아침시간이면 아이들 챙기고 밥 먹이고 하다 보면 에너지가 방전이 된다. 시계를 보고 뛰어오기 바쁘다. 내 시간은 없지만 아이들이 학교 잘 가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든든하게 밥을 먹고 왔으니 가치 있는 시간에 보람이 된다. 가족이 집을 떠나 잘 살아가기 위해서 옆에서 도와주는 일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엄마가 되기 전에 몰랐다.
그냥 혼자서 자라왔다고 생각했다. 나라는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 엄마가 양분. 햇빛, 흙 , 바람 등 ..을 챙겨주셨다는 걸 알았다. 또한 과거에 철없을 때 한 말이 반성을 하게 된다. 마트에 가면 꾸미지 않은 엄마들 보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꾸미지 않는 거지? 나는 엄마가 되면 화장은 꼭 해야지...했다. 엄마가 되어보니 나보다는 아이들 밥 , 청소 , 시장 장보기 , 등... 그래서 시간이 나면 잠깐 엉덩이 붙이고 하다 보면 나를 챙길 시간이 없다는 걸 알았다. 옆 언니가 나를 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