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어요.

by 감사렌즈

작년 12월 온라인 글쓰기 모임 시작했다. 주제를 정하고 2주후에 온라인 줌으로 각자 써온 글 읽었다. 글쓰기 모임은 처음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무작정 써 내려갔다. 정돈되지 않은 글 다른 사람 앞에서 읽는다는 건 옷장에 숨어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글 읽다 보니 손에 떨림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번 주제는 성장과정을 쓰는 날이었다. 마흔 살이 되기 전까지 살아온 과정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새벽에 차를 마시며 노트에 연필을 글적이다. 어린 시절 때 감추고 싶었던 그날 기억을 찾아가서 글로 적었다.


4살 때 거친 손이 내 볼을 쓰러내리며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 할머니


"불쌍해서 어떻게 하냐.. 이 어린것들.. 쯧쯧.."


농사일로 거칠어진 손으로 여러 명 할머니들은 우리 남매를 보면서 말했다. 어린 나이라서 나를 보면서 눈물 흘리고 우시는 지 몰랐다. 그날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간 날이었다. 24살 엄마는 우리 남매를 키워야 했다. 그래서 외할머니께 맡겼지만 몇 달 후 예상치 못한 사고로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우리 남매는 친정 할머니 댁 마당 앞에 서 있었다. 초록색 택시 오더니 엄마는 말없이 타고 가버렸다. 택시를 잡으려고 뛰어가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날부터 눈에 눈물이 흐르지 않는 날이 없었다. 눈을 뜨면 선착장을 걸어가서 배를 기다린다.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 속에서 엄마를 찾았다. 그런 날이 많아지자 삼촌은 나를 데리고 부엌으로 끌고 가서 빗자루로 때렸다. 울음이 멈추지 않자. 검은색 장롱 문을 열고 그 안에 가두었다. 포근한 이불 위에 누워있는데 엄마 품처럼 따뜻했다. 이불속에서 엄마가 나를 찾아올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빛이 들어오자 할머니는 나를 안으시면서 이마를 쓰다듬어주셨다. 그러시더니 품 안고 우셨다.




여름에서 가을으로 바뀌었을 때 엄마가 마당에 왔다. 둘은 키울 수 없다며 여자아이인 나를 데려간다고 했다. 작은 섬에서 배를 타고 서울에 있는 엄마 집은 1층에 주택가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벽 가장자리에 있었다. 엄마는 저녁마다 포장마차를 일 나갔다. 저녁에 혼자서 있어서 괴물과 귀신이 올까 봐 무서웠지만, 이불을 붙잡고 숫자를 세며 보냈다. 괴물보다 새벽 엄마가 오고. 엄마랑 함께 있다는 그것만으로 세상을 가진 듯했다. 새벽쯤 엄마가 올 때 내가 힘든 모습을 보면 엄마 마음이 아프지 않게 감정을 감추며 웃었다. 글 읽고 나서 회원님들 얼굴 보니 눈이 촉촉해지면서 눈물을 보이셨다.


"감사 렌즈님 만나면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어요."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정장을 입고 계신 여자회원님이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서 하얀 도화지 감정이었다. 누군가 나를 안아주고 싶다. 아님 내가 안아준다. 어떤 감정일지 알 수가 없었다. 그 후 며칠 후 법륜스님의 정토회 수요일 법회 법문 들으면서 어떤 감정이 조금은 알게 되었다. 네모난 턱에 안경을 쓴 청년 도반님이 마음 나누기 말을 했다.. 청년 도반님은 다른 사람이 칭찬받고 잘하는 마음을 보이면 못마땅한 마음이 들어서 고민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법사님께서 100일 동안 300배를 하면 어떤지 제안을 하셨다.

청년은 "네 제가 해보겠습니다." 바로 말하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108배도 아니고 매일 300배 고민도 없이 결정에 엄지 척을 마음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또 일주일이 나고 온라인 법회에서 청년 도반님이 보였다. (법문 듣고 마음 나누기 ) 할 때 청년 도반님이 발표를 했다.


"마음에 와닿은 부분은

이혼을 한 여자 도반님 질문이었습니다.

이혼한 여자 도반님은 자녀가 3명이 키우시고.

남편은 이혼하고 나서 양육비를 한 푼도 주지 않아서 남편이 밉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자녀를 낳았는데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 저희 부모님이랑 닮았습니다. 그로 인해서 상처를 받았지만 앞으로 나를 위해서 꾸준히 수행을 정진을 하겠습니다."

꺼내기 어려우셨을 텐데.. 용기를 내서 말해주셔서 감사하고 어린 시절 상처가 치유가 되길 기도했다. 또한 꾸준히 매일 300배 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한 번도 만나지 않았지만 청년 도반님을 응원하고 싶었다. 어린 시절 상처를 잘 극복하고 노력하는 청년에 모습에서 며칠 전부터 글쓰기를 시작하고 상처를 글로 써 내려간 내 모습이 보였다. 글쓰기 회원님들이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다는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줌을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들은 마음과 마음을 연결 고리를 만든다. 연결고리를 통해서 서로의 마음 통로를 연결하고 정이 피어난다. 청년 도반님을 용기에 내 마음속에 시들어있던 꽃에 물방울 떨어트려주었다. 물방이 떨어트리니 시들었던 꽃이 기운을 차리고 하늘 높이 피어오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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