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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지 말고 말하기

by 감사렌즈

틱~!! 버스카드 찍고 나서 엄마 눈은 바쁘게 아이들 향해 움직인다. "스마트폰 보지 말고 손잡이 빨리 잡아 "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60대 아주머님은 "얘들아 이라와 " 손잡이를 잡으라고 손짓한다. 파마머리 형제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시더니 나이를 물어본다. "8살 , 11살이요 " 엄마는 감사인사하고 손잡이를 잡고 노약자 자석에 앉은 사람을 바라본다.


임신하면서부터 버스르 타면 노약자좌석으로 시선이 가는 습관이 생겼다. 긴 생머리 여자 스마트폰으로 인스타그램을 넘기면서 보고 있다. 그 뒷좌석에 검은색 정장 입은 남자다. 그 뒤 자석에 얇은 패딩 입은 여자인데.. 배가 뽀록 나온 거 같기도 하고 아닌가. 언제부터 관찰하는 습관이 생긴 걸까? 11년 전부터였다. 첫째 아이 임신하면서 버스를 출퇴근 생긴 거 같다. 입덧으로 사람 냄새.. 음식 냄새로 힘들고 시간이 갈수록 배 속에 아기가 성장하면서 양수의 무게 더 커졌다. 아기와 양수에 무게를 지탱하는 두 다리는 몇 초만 서있어도 숨이 헉헉 소리가 난다. 배가 남산처럼 뽈록 표시가 났다. 노약자 자석으로 가면 앉은 사람은 창문을 바라보거나.. 급하게 전화척.. 스마트폰에 엄지손가락에 하는 척했다. 그런 사람들 볼 때마다 속상하고 화가 났었다. 그때 내 어깨를 툭툭 치는 사람이 있어서 고개를 돌려보았다.

아기 엄마였다. "저희 금방 내려요. 여기 앉으세요 " 감사해서 눈물이 날뻔했다. 역시 엄마들은 말하지 않아도 초보맘 이해한다. 앉아있은 내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8살 아들 "엄마.. 다리 아파.. 얼마큼 가야 해 "그 자리에서 쪼그리고 앉았다. 그 당시 노약자 좌석 사람이 다 앉아있었다. 아들이 힘들어하니 말해야 하나 말아야 고민했다. 5 정거장 남았다. 아들에게 더 참으라고 할 것인가? 아들이 힘들어하니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말할 것인가? 당당하게 말해도 되는 거 아닌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가? 노약자 자리는 몸이 불편하신 분, 아이들, 임산부 등. 위한 자리다.. 말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두 마음이 서로 팽팽하게 경쟁할 때 코끝으로 숨을 모으고 내셨다.


용기를 내서 말하기로 했다. 손으로 정장 입은 남자에 어깨를 툭툭 쳤다. " 죄송한데요. 아이가 다리 아픈데. 자리 좀 양보해 주세요." 말했다. 번갯불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더니 내리는 문쪽으로 가서 손잡이를 잡았다. 8살 아들이 반쯤 열린 창문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막상 말을 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하다. 예민하고 소심한 성격이라서 혼자 있으면 미련하게 참고 갔을 것이다. 아들이 덕분에 용기가 생겼다. 물론 말하기 전에 고민이 많아서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번 경험으로 눈치 보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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