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를 사랑하기로 선택했다.

by 감사렌즈

책과 강연 12기 백일백장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100일 기간 동안 어떤 주제로 할지 고민했다. 가장 불편, 불만 있었던 것을 살펴보니 아픔 기억이었다. 찰거머리처럼 찰싹 붙어서 일상생활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어린 시절 기억은 꿈속에서 악몽을 꾸거나 몸이 아팠다. 8살 되기 전 친정할머니께 나와 남동생을 맡겨져 엄마와 떨어져 지냈다. 그 시절 우주 속에서 버려진 미아가 된 기분였다. 엄마를 찾아서 선착상에 향해 가다가 삼촌에게 끌려가서 온몸에 멍이 들게 맞았다. 남다른 환경에 자란 난 공포, 두려움, 등 차가운 감정을 먼저 배웠다. 세상에 원망스럽고 미웠다. 기억은 시간이 가면서 찰거미처럼 따라다니면서 복통과 긴장과 불안에 시달리면서 살았다. 고통스러운 기억이 올 때마다 도망치거나 얼어붙었다. 대학시절 교양과목 [심리학] 듣게 되었다. 시계추에 좌우로 움직이면서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고 했다. 불안과 긴장 속에 있었지만 그 말이 믿지 않았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된 후 진짜 내 감정과 마주했다.

아이들 키우면서 화를 내고 소리를 질렀다. 하루에도 수십 번 감정이 변화면서 다중이가 되었다. 자존감을 바닥으로 내려가면서 두통도 메르에르, 이명 등 찾아왔다. 첫아들 등굣길 10분 거리를 휘청거리면서 걸어갔다. 엘리베이터 아님 계단으로 올라갔다. 몸이 휘청일 때마다 손잡이를 잡으면서 22층까지 올라갔다. 심장이 마구 곤두박질치었고 살고 싶었다. 아이들 등하교, 저녁식사준비등.. 할 때 균형을 잃고 휘청거렸다. 그럴 때마다 자리에 주저앉아서 한참 동안 울었다. 처음으로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감정 느꼈다. 또한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걸 알았다. 간절하게 건강을 되찾고 다시 살고 싶어졌다. 왜냐하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것 등... 떠올랐다. 또한 두려움으로 포기한 것들이 생각났다. 도전하기 전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 가로막았다. 아프고 난 후 두 팔을 벌려서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 격려했다.


처음으로 종교를 갖고 싶어졌다. 기독교인 남편이 반대를 뿌리치고 정토회(불교) 대학 입학했다. 법당에서 법륜스님의 법문 듣고 나서 방석에 엎뜨려서 어깨를 흐느끼며 한참 동안 울었다. ' 과거의 환경, 사람으로 내가 되었다는 사실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맘에 들지 않았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말이 굳어져있던 생각을 도끼로 내리치면서 번쩍 정신을 차렸다. 현재 내문제를 깨달았다. 한 번도 나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는 걸 알았다. 그런 나에게 미안해서 울었다.


나 자신에게 사랑하기 결심했다. 꾸준한 수행 하면서 나를 알아가기로 했다. 나와 약속인 매일 108배, 명상하기 시작했고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금은 아침에 눈을 뜨고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감사하다.


photo-1469474968028-56623f02e42e (1).jpg

© davidmarcu, 출처 Unsplash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눈치보지 말고 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