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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이 채워져야 흐를 수 있어요.

반영적 경청

by 감사렌즈

나: "잠깐만.. 감정 고르지 못했어."'

아들:"다했어요???"


책상을 손가락 두드리면서 질문 물어본다.


나: "엄마 이야기 좀 들어줘. 눈을 바라바야지.."


놀이치료 선생님: "@@아. 선생님 말고 엄마를 바라보면서.. 대화를 해야지."

여러 번 말하지만 아들은 내 눈 피한다. 그러면서 몸을 일으키거나 비비 꼰다.


아들이 모습에서 잊고 있었던 내 어린 시절 향기가 느껴진다.

사람의 눈을 보는 게 두려워서 땅을 보면서 다녔다. 눈을 바라볼 수 없는 건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친정 할머니 댁에서 삼촌에게 맞았던 기억 때문이다. 세상은 살얼음판 위에 걷는 기분이었다. 조심히 걸어가지만 갈라진 틈에 금방이라도 깨져서 물이 빠져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거 같았다. 몸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은 심장을 붙잡고 걸어갔다. 엄마와 지내는 동안 아파트 인터폰이 울리면 모든 일을 멈추고 달려가 보았다.


삼촌이 찾으러 가지 않을까? 이불장에 숨어있을까? 두렵고 무섭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엄마에게 말하면 슬퍼할 텐데. 사람이 무섭고 두려워. 피하고 싶어. 교실 책상에 앉아 있지만 머릿속에서 하얗다. 초록색 책상 바라보고 있지만 선생님 말이 들리지 않는다. 사람과 대화할 때 상대방에 말이 들리지 않는다. 정서불안이라고 말하는 담임선생님 말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말 1분도 들을 수 없다고 했다. 투명망토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말하고 싶고 눈을 바라보고 싶지만 두렵고 무섭다.


놀이치료 선생님 말이 심장에 쿵 내리친다.


선생님: " 잔이 채워져야 흐를 수 있어요."


나 "네?"


선생님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고 그다음에 말하세요.

있는 그대로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연습 하세요"


나 "정말 어려워요. 그래도 해보겠습니다. "


선생님 "네 아이의 잔이 채워져야 여유가 생기죠. 그러면 다른 사람을 잔에 채워줄 수 있어요."


나 "아이가 변화하지 말고 부모가 변해야 하는군요. 노력해보겠습니다."


며칠 전부터 읽고 있던 [보통의 가족이 가장 무섭다]. 밑줄을 치면서 읽은 부분이 생각이 났다.

© freephotocc, 출처 Pixabay



아이의 세계는 엄마와의 관계로 인해 살만한 세상인지, 아닌지 알게 됩니다.

~중략 ~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예전의 엄마가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온 세상 모든 것을 다 줄 것 같이 친절하던 엄마가 갑자기 돌변합니다.

이제껏 들어본 적 엇은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괴물 같은 얼굴로 야단을 칩니다.

[보통의 가족이 가장 무섭다]






내 이야기였다. 감정이 토네이도 밀려오면 아들에게 소리 지르거나. 야단을 쳤다.

놀이치료 선생님께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나를 향해 눈빛은 그렇지 않다.

그 안에 아들의 감정을 공감하지 않은 부분이 차지했다.


이모가 생각이 난다. 지금 내가 사람을 두렵지 않았던 이모가 있었다.

두려운 세상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어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모든 감정을 공감해주셨다..



무조건 공감을 통해 자신이 옳다고 인정을 받을 때

소속 사랑의 욕구가 채워지면서 내면 깊숙한 곳에 콜타르처럼

엉겨 붙어있던 원망이나 불평 혹은 비난이나 슬픔 등이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때 비로소 부정적인 생각이나 불안정감이 사라지고

자신을 오롯이 한 존재로 인정하는 긍정적인 선택이 가능합니다.

[보통의 가족이 무섭습니다]



(반영적 경청이란? 상대가 보내는 신호 즉, 언어나 비언어적 신호를 해석하여 되돌려 보내주는 듣기의 방법입니다.) 반영적 경청.. 여러 번 책으로 읽었지만 현실에 적용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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