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훌쩍 쭉 흐르는 콧물 손등으로 닦으면서 8살 아들이 이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들 : "엄마 콧물 나면서 목이 아파요 " 체온 37.3도다.
아들 : "선생님이 기침 나거나 콧물 나면 학교 오지 말라고 했어요.
친한 친구들이 놀다가 감기도 걸릴 수 있다고.. 그래서 학교 가지 않을 거예요."
갑작스런 말에 회오리바람이 몰고 오더니 양치하던 손을 멈춘다.
7시 30분 같은 반 친구 엄마에게 전화했다.
친구 엄마 : "저도 궁금해서 엄마들 만나서 이야기 나누었어요.
겨울 방학이 없으니깐 매일 데리고 있어야 하니..열이 심하지 않고.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보낸다고 하셨어요. 저도 그래서 보냈어요 ~"
보내기로 결정을 내렸다.
냉장고 앞에서 대자로 누워있는 아들 앉히고 발에 양말을 꾸역꾸역 넣는다.
외투 팔을 입히면 빼는 팔 다시 넣고 나서 힘으로 일으켜 세운다.
'감정 흔들리면 안 돼.. 이성적 생각하자... 흔들리지 말고 밀어붙여.'마음소리가 들렸다.
헉헉 거침 숨을 모아 서 아들 일으켜 세워서 현관문까지 데리고 나왔다..
아들 : "엄마는 나빠. 경찰 아저씨한테 전화할 거야. 억지로 하는 건 나빠.
선생님이 오지 말라고.내 말 안 믿고 엄마 진짜 미워..."
몸부림치는 아들 데리고 나와서 엘리베이터 탔다.
손목시계를 보니 8시 25분이라서 지각이라서 긴 한숨이 내쉰다. 자가 키드에 음성인데 학교를 보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된다.
일층에서 아들 내렸다가 엘리베이터 타고 15층으로 올라갔다.' 힘들고 버겁다. 학교를 보낼 수 없겠다 포기.' 학교를 보내려니 두손 두발 들었다.
터벅터벅 걸어서 따릉이 대여소 도착해서 대여하기 큐알코드를 찍는 도중 아들에게 전화가 온다.
아들 "엄마 어지러워요.. 설사하고 배도 아파요..."
끓던 냄비 뚜껑이 폭발했다.
나 : " 소리 지르고 , 때 부리고 하니깐 아프지.. 매일 엄마 힘들다.@@가 생각하는 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 때도 있어. 두렵다고.. 피할 수는 없잖아...
넌 너무 예민해.. 작은 일도 크게 생각하고.. 경험을 해보면 네 생각이 틀릴 때가 많아.. 일단 부딪쳐 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쌓여 있던 감정을 쏟아부었다. 쏟아부었던 말은 아들이 아닌 나 자신에 하고 싶은 말이었다. '난 예민하고 세상이 두렵다. 내 생각이 옳다는 생각이 강해서 다른 사람의 말 듣지 않고 귀로 막고 살아왔다.
옳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서 매일 108배, 명상을 하다 보니.. 조금씩 생각을 내려놓는 연습 했다.
이번에 깨어 있지 못해서 놓쳤다. 아들에게 말하지 말걸..집에서 누워있는 8살 아들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
담임 선생님께 이번 주 두 번이나 배가 아파서 결석했는데.. 죄송스럽다. 카톡으로 지금 상황을 보냈다.
선생님 카톡글 "@@가 안전수칙을 잘 키고 있네요.."
답변이 왔다. 아까 ~~ 감정적으로 말하지 말걸.. 아들에게 전화해서
나 : "아침에 엄마가 미안했어.. 선생님께서 @@이 안전수칙 잘 지키고 있다고 하셨어.."
아들은 아침 상황에 들었던 감정과 믿어주지 않아서 서운한 감정을 말했다.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이번 계기로 배웠다. '내가 틀릴 수 있다 ' 틀렸으면 똑같은 일이 되풀이 않도록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연습 한다.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아들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확실히 배웠다.
육아뿐만 아니라 모든 삶에서 내 생각이 옳지 않다는 걸 아는데 매번 놓친다.내 삶의 경험이 다 정답이 아닌데 말이다. 너 와 나 다르고 . 세상 모든 사람이 다르다. 각자 방식이 있는데 .. 옳다는 생각이 올라올때 침묵하고 상대방의 말 들어주면서 삶을 들여다 본다. ..
© jayesh808, 출처 Unsplash
"우리는 해변에 쓸려온 자갈과 같다네.
처음엔 거칠고 들쑥 달쑥하지. 그런데
삶의 파도가 쉼 없이 밀려온다네.
우리가 그곳에 머물며 다른 자갈들 사이에
거칠고 밀치고 비비다 보면 , 날카로운 모서리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닳게 된다네. 결국 둥글고 매끄러워지지 .
그려면 빛을 반사하며 반짝이게 될 걸세."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저자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