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을 ]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인터폰 속에 같은 어린이집 다니는 엄마 보인다. 현관문을 열고 인사를 했다. 국화차를 끓여서 친구엄마에게 드렸다.
"언니 저 미안한데.. 빨래 좀 널고 올게요.. 앉아계세요.!"
"갑자기 와서 미안해요~~ 집에 가기 시간이 그래서 왔어요~~"
"괜찮아요 잘 오셨어요.."
작은방에서 빨래대에 널고 있었다. 언니는 작은방으로 와서 이야기보따리 풀어놓았다. 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이야기는 현재에서 과거 시간 속으로 이어졌다. 이사오기 전 인간관계로 힘들었던 일 꺼내놓으셨다. 시간이 지나갔지만 마음속에 감정이 남아있다고.. 계속 듣고 있으니 피로감이 밀려왔다. 온 신경을 모아서 귀로 집중하니 에너지가 지친다. '언니 이제 그만 듣고 싶어요...' 마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야기 속의 감정은 이미 내 감정이 되었다. 이미 감정은 내 감정으로 인식이 되어서 몸과 마음이 지친다.. 늦은 저녁 남편이 퇴근해서 여전히 감정이 남아있다. 잠자리에 누워서 이런 생각을 했다. ' 내 감정이 아닌데 왜 남의 감정으로 인해서 힘들어해야 하는 걸까?'
잠을 자고 일어나니 한결 감정이 좋아졌다. 난 감정이입형 인간형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흡수를 한다. 그래서 타인에 감정이 내 감정처럼 느껴져서 힘들다.
[감정이입 : 자신의 감정을 자연계나 타인에게 무의식으로 투사하고, 그들이 자신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이 느끼는 것을 말한다.]
© lucaupper, 출처 Unsplash
다른 사람을 챙기다 보니 나를 잃어버렸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지금 이게 누구에 감정이지? 내 감정인가? 아이들 감정인지? 남편의 감정인지? 물어본다. 거울 앞에서 가서 말했다. 거울 속에 보이는 눈을 바라보면서 당당하게 말했다.
"지금 이 감정은 니 감정 아니야! 친구 엄마의 감정이야."
처음에 어색했지만 계속하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정분리가 되었다. '아 ~이제 살 거 같다. 이제껏 다른 사람의 감정에 끌려다니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나에게 집중해서 살 수 있겠다. ' 감정구분이 어렵다면.. 지금 마음속에 감정이 누구의 감정인지? 하면서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