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매일 자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사렌즈 Apr 08. 2023

지금의 사람을 사랑하세요.

의사선생님 :"아빠가 마음이 좀 그러네요.. "

나 : "마음관리를 해야 한다는 건가요?"

의사선생님 :"네 우울감이 있어요."


마음이 덜컥 주저앉는다.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라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


 남편의 시간을 따라서 가본다. 새벽 6시  졸린 눈을 비비고 이불자리에서 일어난다. "피곤하다. 출근하기 싫다." 아내는 아무 말이 없다. 아침식사 준비하고 청소하기 바쁘다. 아내가 신경 쓰지 않게 눈치를 살핀다. 다행히   밥상 위에 아침식사가 있다. "여보 옆에 앉아있어 바.. " 아내는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고 집을 청소하다.  먹고 나서  일어나 양파즙과 영양제를 챙겨서 먹는다.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건강해야 한다. 토요일, 일요일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무겁다. 하루라고 쉬라고 아내는 말하지만 그럴 수 없다. 부족한 돈은 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집전세대출이며 학원비. 식비등을 벌려면 일을 해야 한다. 아내 말처럼 하루라도 간잘하게  쉬고 싶다. 쉬는 날 아이들과 함께 여행도 가고 싶고 마트도 가고 싶다. 2주에 한번 쉬는 날은 쉬고 싶지만 가족들을 위해서 가까운 곳이라도 간다.

시간 앞에서 울고 말았다. 남편은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남편에게  무관심했다.  이야기 나누자고 하면 할 일에 미뤘다. 저녁 토ㅔ근후 대화가 필요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남편이 뭘 좋아할까?  필요로 하는 게? 나에게 주로 했던 말이 뭐였더라.. 무관심했던 말을  읽어본다. "집에 오면 쉬고 싶어 " "정리정돈 신경을 써줘 " " 이제 티브이 조금 봤다." "어서 들어가서 자 ~" 한참 동안 진지한 표정으로 생각해 본다. 15분 정도 낮잠을 다. 옷장에 옷정리한다 거실로 나와서 빨래를 정리하고 제자리에 둔다. 세탁기를 돌리고 재활용분리수거를 한다.


남편에게 카톡을 보낸다."언제 끝나?""피자 먹게 " "응" 평상시 피자, 햄버거, 등.. 좋아하지 않지만 남편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으로 맞혀보려고 노력한다. 머릿속에서 시물레이션 돌려본다. 현관문을 열면 "여보 오늘도 수고했어 ~~" 반갑게 아이들과 함께 인사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대방 입장되니 이해가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