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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사렌즈 Sep 21. 2023

가난 2



"핸드폰 새로 사주세요. 이런 폰은 저만 있어요." 엄마는 아들 말 들은 체도 안 하고 할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일부러 그랬다. 새로 사준다면 게임만 더하고 비싼 핸드폰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디지털 강의 듣고 있던 중 멈추고 아들 향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본다. 아들은 엄마가 말을 들어주지 않자 결국 하지 말아야 할 말 하고 말았다. "우리 집은 왜 이렇게 가난한 거예요. 핸드폰도 사지도 못하고.. " 가난이라는 가슴깊이 들어오면서 아팠다. 그러면서 아들이 미안해서 사과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엄마가 일했으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텐데요." 그 말이 지워지지 않았다. 누구보다 일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아들의 건강이 우선이었다. 일을 다녔을 때  아이들은 유튜만 보거나 싸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첫째 아들이 아파져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갔다. 돈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돌봄이 우선순위로 잡았다. 아들에게 그런 말 했지만 여전히 마음은 불편했다. 아들이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이지만 사실이었다. 


부모님께 그런 말 한 아들이 미웠다. 엄마는 가난을 생각하는 아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엄마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지만 부모님께 가난이라는 마음을 갖는다는 건 죄스럽게 생각했다. 4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께서 밤낮으로 일하셨다. 일하시는 모습으로 보면서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런 삶을 살아서 아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이렇게 가난하다고 느끼는 걸까? 엄마와 아들이 자라온 환경이 다르다. 엄마시절에 핸드폰이 없었고.. 초등학교 때 학교 끝나면 고무줄놀이, 숨바꼭질 등.. 놀기 바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 차별대우로 마음이 아팠지만 그 이후에는 무탈하게 지냈다. 아들은 보이는 것 자체가 비교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의 운동화, 옷, 가방, 핸드폰  등...으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걸 엄마가 알게 된다 그러면서 아들의 했던 말 잠시 생각한다. " 인터넷도 느리고.. 전화번호도 입력이 되지 않아요." 쓰면서 불편하다는 걸 알았고 가격이 저렴한 폰으로 사주기로 했다. 가난보다 무능력하다는 말이 기분 나쁘다. 그 말 남편에게 말했는데 웃었다. "해서는 안되는 말인데 맞는 말이야." "뭐라고 기분 나빠.." " 열심히 살아온 게 비해 결과가..""뭐라고 말 시키지 마..""형수는 간호사잖아. 솔직히 둘이 돈을 벌면 형편도 좋을 거고.. " 아들보다 남편이 더 미웠다. 돈을 벌는데 목적으로 그냥 열심히 달렸다. 계획은 없고 일하는 기계처럼 살았다. 그렇다고 열심히 안 산 것도 아닌데 누군가에게 내 인생을 평가를 받고 결과 측정되는 게 상당히 기분 나빴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부족한 점을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점을 알았으니 내일은 개선점을 찾아보고 바꿔보기로 했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어보기로.. 3년 후에 직업을 갖고 당당한  모습을 떠오르니 설렌다.



© jessbaileydesigns,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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