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되었습니다. 대기자 명단으로 적어주세요." 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붉어지며, 50대 중반의 어머니께서 따지듯 말씀하셨다. 억울함을 하나씩 풀어놓으며 이야기하셨다. 어제, 주민센터에서 실버 에어로빅 신청을 하려고 서류를 받으러 갔다. 신청을 위해 신분증을 복사했지만, 왜 신청서를 받지 않냐고 하셨다. 주민센터에서 민원인을 대하는 일이 내 일인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주민센터에서 자치회관이나 문화센터 접수를 하는 날, 주민센터가 오픈하기 전에 사람들이 건물을 둘러싸고 줄을 서 있다. 어르신들은 신청서를 접수하기 위해 새벽 6시부터 기다리며 줄을 선다.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경로 우대 조건으로 무료로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한숨을 쉬며 씩씩거리던 민원인께 나는 미리 새벽부터 오셔서 기다리신 분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신청서를 받을 수 없는 이유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다른 운동을 하다가 이번에 해보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까다롭게 그래요?" 거친 숨을 내쉬며 말씀하셨다. 계속해서 반복하지만 분이 풀리지 않아서 결국 접수해 달라고 요청하셨다. 화를 내고 짜증을 내도 접수는 안 된다고 받아들이고, 결국 포기하셨다.
그 후, 그분이 "왜 일찍 말해줬어요?"라고 물으셨지만, 정확한 시간은 말할 수 없었다. 새벽 몇 시에 오셔야 하는지, 정확히 알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대기자 명단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신청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셨다. 다행히 다음 3분기에는 온라인 신청 방법도 있으니 도전해 보라고 권유했다. "온라인은 어렵다"라고 하셨지만, 9시가 되기 전에 오시면 함께 온라인 접수를 해보자고 말했다. 씩씩거리며 가시던 민원인께서 떠난 뒤, 자리에 앉아 긴 한숨이 나왔다. 일이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신청서를 챙기는 게 내 일인가? 아니면 민원인의 일인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날짜, 시간, "일찍"이라고 말했는데… 왠지 모르게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일찍"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남았다.
"늦기 전에 하려고 했지만, 하지 않아야 할 핑계를 대고 미뤘던 게 뭐였지?" 공부, 운동, 춤, 글쓰기 등. 나 역시 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미루고 있다. 춤을 추고 싶지만, 음악을 들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고 머릿속에선 춤을 잘 추는 내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그때마다 스스로 억제한다. "안 돼, 지금은 할 수 없어. 자격증 공부도 해야 하고 바빠." 2시간을 투자해 춤을 배울 수 없다. 아무리 하고 싶어도 참아야 할 때가 있다. **"한 달만하고 그만둬도 돼"**라며, 시험이 끝난 후에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자격증 시험을 보고 나서 바로 취업을 해야 하고, 퇴근 후엔 아이들을 챙기고 집안일을 하느라 눈곱 뗄 시간이 없다.
그러다 갑자기 화가 난다. "왜 내 시간은 없는 걸까?" 나를 위한 시간은 언제 가지지? 이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결심을 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3일, 2일 정도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자고. "일찍"이란 단어가 그때부터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그때서야 "일찍"이라는 단어가 미뤄왔던 것들을 다시 보게 해 주었다는 것을... 그동안 미루었던 것들은 단지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 시작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끼며, 더 이상 미루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비록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고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 것을 알았다.
"일찍"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라는 메시지였다. 어떤 일이든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쁘다고, 시간이 없다고 계속 미루기만 하면 그 기회는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다. 무엇이든 "일찍"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조금 더 일찍, 더 빨리 움직이기로 했다. 그 작은 결심이 나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미루는 순간, 결국 놓치는 것은 기회와 성장일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더 실천으로 옮길 것이다. 나를 위한 시간도 소중하지만, "일찍" 시작하는 것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