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탈락 문자를 두 통 받았다. 눈앞이 흐려졌고, 며칠 동안 그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전날 준비하지 못한 것이 자꾸 아쉬움으로 밀려들었다. 약을 복용하고 누워 있던 시간이 길었고, 그 외의 시간은 집안일로 정신이 없었다. ‘이게 최선이었나’ 하는 생각과 함께, 면접이라는 중요한 순간을 우선순위에 두지 못한 스스로에게 마음이 쓰였다.
가족들에게 면접 일정이 있다고 말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구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혼자 북적이는 집 안에서 조용히 면접을 준비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주부라는 이름 안에 시간은 늘 부족하고, 집중은 늘 끊긴다. 그런 상황에서도 결과를 원했다는 게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 태도와 준비 부족에 있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첫 번째 실수는 자신감이었다. 목소리가 작았고, 말에 힘이 없었다. 면접관 앞에 앉아 있는 그 순간, 스스로도 왜 그렇게 작아졌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에 담았던 이야기도 연결 짓지 못한 채, 질문에 끌려가기 바빴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질문 앞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강점이나 의지를 보여줄 기회는 스스로 놓쳤다.
당황스러운 질문에 문제해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웠다. 지금 돌아보니, 어떤 경험이든 STAR 기법으로 정리해뒀다면 훨씬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상황(Situation), 과제(Task), 행동(Action), 결과(Result). 이 네 가지 틀 안에 나의 경험을 넣어보는 연습이 절실했다.
또한 말의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추상적인 표현은 많았지만, 구체적인 수치나 기간, 실현 가능한 계획이 빠져 있었다. 스스로를 설명할 때 SMART 기법(구체성, 측정 가능성, 실행 가능성, 관련성, 기한)을 적용했더라면 훨씬 명확하고 인상 깊은 답변이 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인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왜 이 직무에 적합한 인재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채 얼버무리고 말았다. 분명히 내 안에 그 답은 있었는데, 꺼내는 훈련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런 반성을 통해 다음 면접을 준비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
면접 예상 질문을 직접 정리하고, 자신의 경험으로 답변을 구성해볼 것
자기소개서를 면접관의 시선에서 다시 읽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생각해볼 것
매일 짧게라도 질문 하나씩 소리 내어 답해보며 목소리와 톤을 점검할 것
당황스러운 질문을 미리 써두고, 문제 해결 경험을 떠올려 준비해볼 것
말은 짧더라도 메시지는 정확히, 구체적으로 전달하도록 SMART 원칙을 기억할 것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 말로 바꾸는 훈련이다. 그동안은 너무 ‘읽는 준비’에만 집중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말하는 연습’으로 옮겨가야 할 시간이다.
살림을 하고, 몸이 아프고, 자격증 공부까지 병행하는 하루하루 속에서 잠시 멈춰 스스로를 응원해 본다. 실패가 실망이 아닌 성장을 향한 디딤돌이 되길. 다음 면접에서는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더 명확한 목소리로 내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