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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 아빠의 육아휴직 프로젝트(1)

왜 시작하게 되었는가?


먼저 내 나이는 39살이다.

아들램이 둘이나 있고 아름다운 부인도 있다. 나름 회사도 짱짱하다. 코로나로 인해서 오히려 더 날개를 펴고 날아가고 있고 뉴스에도 정말 자주 나온다(뭐 다른 글 읽어보셨으면 어느 회사인지 딱 느낌이 왔을 거다) 뭐 그냥 외관만 보면 나쁠 거 없고 그냥 돈 벌고 잘 살다가 아이들 장가나 보내고 아름답게(?) 늙으면 될 것 같긴 한데 어느 집안이나 그렇듯 나름의 문제와 이유가 다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24시간 돌아가는 곳은 스트레스가 크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이 된다. 다른 자동차 회사나 제조업과 같이 일정 시간 가동하고 정지했다가 다시 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누군가는 항상 망(?)을 봐야 한다. 그래서 교대근무를 입사하고 시작하게 된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그렇게 고려하지 않고 들어왔다가 교대근무를 하면서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정말 힘이 들면 퇴사를 하거나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곤 한다. 그리고 일단 주말에 대해서는 보통 특근이라고 하여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적어도 한 달에 2번은 나와야 하고 직급이 높아지면 그 빈도 수가 계속 증가하게 된다. 국가에서 재정한(?) 52시간도 직급이 높아지면서 제외 시간으로 퉁치는 현상이 자주 발생을 하는데 뭐 직급이 있으니 그런 점에서 이해해 달라고 하면 이해는 할 수 있긴 하다만 자주, 계속 그렇게 되면 그것도 굉장한 스트레스이다. 특히 주변에 주 5일 근무를 하는 사무직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것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


실제로 2년 8개월 간 이런 생활을 해 보았다.

교육 관련 부서로 파견을 가면서 2년 8개월 간 주말이 있는 생활을 해봤다. 와... 정말 다르다. 단지 하루 차이인데도 정말 주말에 쉬면 월요일에 일할 맛이 난다. 이런 좋은 것을 난 왜 10년이나 해 본 적이 없지?라는 생각에 이런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조그마한 도박을 했다. 원래는 1년 6개월 간 파견이었는데 초기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그동안 꿈꿔왔던 경영전문대학원을 지원하게 되었다. 뭐 혹자에 의하면 경영전문대학원이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폄하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나에게는 그곳이 내 미래와 현재를 연결해 주는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실제로 배운 것도 너무 많아서 정말 좋았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도 계속 다녀왔고 그 덕에 와이프와 많은 다툼도 있긴 했지만 덕분에 2021년에 드디어 졸업까지 오게 되었다.


이제 돌아가야 하는데...

아이들이 이 생활을 너무 좋아한다. 일단 퇴근도 무조건 5시이니 집에 가면 6시 30분 정도가 된다. 그때 오면 아이들이랑 놀아주기도 하고 같이 책도 읽으며 밥도 같이 먹는다. 사실 엄청 열심히 놀아준 것도 아닌 듯한데 아이들이 퇴근하면 전화가 와서 물어본다. 

"아빠 언제 와? 빨리 올 거지? 같이 밥 먹자"

이런 전화를 받으면 마음 한편에서 뭉클한 감이 있다. 나를 기다려주는 내 가족이 있고 그 가족들과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인지 몰랐다. 과거 생활을 이야기하자면 정말 깝깝하지만 대부분 6시까지 출근을 하고 저녁 8시 이전에는 집에 가 본 적이 없었다. 거기다가 주말에는 꼭 하루씩 출근을 하니 애들이 아빠가 집에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가 없었겠지...




현업으로 이제 돌아가서 1년 정도 생활을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마음속 깊이 아직도 고민이 되지만 40살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육아휴직을 사용해 보려고 한다. 아이들이랑 놀아줘야겠다는 생각도 있고 한편으로는 내가 회사라는 곳에서 롱런을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나름의 계획도 세워보고자 한다. 1년 2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차근차근 준비를 해서 40살에 멋지게 시작해서 아이들과도 친해져 보고 미래 계획도, 와이프의 심신안정(?)도 도모할 수 있게 해 보고자 한다. 인생 뭐 있는가? 지금 회사 1년 쉰다고 회사 생활이 끝나지도 않을 것이고 이때 더 큰 추억과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마음의 다짐을 하고자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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