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연봉협상
아마 내일이면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연봉 협상만 벌써 3개월째 하고 앉아있는데 솔직히 결과가 굉장히 한심스럽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역대 최고급 성과를 냈다고 자랑하고 있는데 이제 연봉이 다른 회사들에게 속속들이 추월당하고 있다. 아니 심지어 순위 아래에 있는 회사보다 연봉이 더 적은 게 말이 되나?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라 이 정도면 뭔가 심각하게 잘못된 것이 아닐까?
회사가 너무 거대하긴 하다.
여러 사업을 한 번에 영위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너무 크기 때문에 최고와 최저의 평균으로 항상 연봉이 잡힐 수밖에 없다. 이럴 거면 애초에 분리를 하던지 사전에 준비를 해야 했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분명히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라는 의미였을텐데 이제는 그런 의미로 생각하기에도 굉장히 불편한 진실이 되어가고 있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4280590i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204200108b
이제는 20% 가까이 올려도 복지까지 고려하면 뒤쳐지는 상황인데... 이번에도 10%가 넘지 않는 모양이다.
물론 내일 진짜 도장 찍는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때까지는 그냥 조용히 믿어보고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큰 기대를 안 한다. 회사가 언제부터인가 변화를 무서워하기 시작했고 항상 '돈 안 드는 변화' 만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재무통 사람들이 집권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럴까? 아니면 대표의 의중이 그런 것일까? 무조건 원가절감만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지길 원하는 걸까?
연봉이 전부가 아니다고 경영진들은 말한다.
그럼 바꿔 말해보자. 1원만 받고 경영진들은 일 할 생각이 있는가? 너무 큰 비교가 아니냐고? 연봉이 전부가 아니냐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것뿐이다. 직장인에게 연봉은 나를 평가하고 나를 나타내는 도구이다. 이거보다 더 좋은 도구가 있는가? 이직을 할 때 연봉을 가지고 이직을 하지 어떤 것으로 이직을 하는가? 회사가 IMF 이후부터 평생 고용보장에 대해서 버렸다면 반대로 근로자 역시도 회사는 이용을 해야 하는 '물건' 이 되어야 마땅하다. 아, 그렇다고 이 글이 노동조합을 가입하자거나 하는 내용은 아니다. 난 가입할 생각이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단체 활동 등에 대해서는 그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직 회사에 나 같은 사람이 많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사실 회사를 따르긴 할 것이다. 하지만 점점 회사라는 곳에 신뢰를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매 년 늘어나는 마음건강 환자들의 모습과 더불어 높아지는 퇴사율을 보면서 경영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지금 점점 달궈지고 있는 물속에 있는 개구리, 혹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PS: 물론 이러고 또 결과에서 떡밥 몇 개 있으면 '갓갓갓' 이럴 수도 있지만 매 년 하는 방식은 정말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언제쯤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