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21)
오늘도 완전체는 되지 못했다. **이가 하루 더 쉬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결국은 더 심해진 상태로 학교에 오질 못했다. 학기말에 여러 명의 아이들이 열감기 목감기를 앓게 돼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이렇게 되면 함께 할 수 있는 수업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행히도 오늘 00이가 와 주어서 미루고 미루었던 수업을 함께 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오카리나. 지난 주에 구입한 오카리나를 한 명 한 명 이름을 써주며 나눠주었다. 며칠 전부터 기대에 찬 아이들은 받아들고는 어찌 부를 지도 모르면서 입에다 대고 손가락을 짚어가며 신기해 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손가락을 짚는데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빨리 불고는 싶고 허나 손가락은 짚어지지 않고 결국 한 아이는 멍하니 있는가 하면 한 아이는 오카리나로 만지작거리며 장난을 시작했다. 새로 처음 시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렇게 악기를 배우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쉽게 포기하는 경험을 쌓다보면 쉽게 쉽게 하는 습관이나 어른들이 다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는 경험을 하게 되면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고 배우기 싫어하는 아이들로 자랄 수밖에 없다. 지난 2년 내가 본 아이들 중 꽤 많은 아이들이 그런 모습이었다. 부디 이번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이었다.
오카리나도 그렇지만 이렇게 구멍이난 관악기를 손가락으로 다 막고 '도' 소리를 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 일단 이 소리만 낼 줄 알면 그 다음부터는 손가락 움직임이라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데, 다 막고 소리를 내기 어려운 아이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차피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이 아이들의 끈질긴 노력과 어른들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이번 방학동안 가정에서 낮은 도부터 높은 도까지 소리를 어설프게라도 내어 학교로 돌아오길 바랄 뿐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몇 번의 연습이 이어지면서 구멍을 막는 아이들 비율이 높아지고 비슷한 소리를 내는 한 두 아이가 있는 걸 보면서 희망을 가져 보았다.
중간놀이 시간이후 2블록 시간에는 아이들이 또 기다리고 기다렸던 비붓방울 놀이 시간. 통합교과 여름을 보내는 활동으로 아이들과 비눗방울 놀이 이야기를 잠시 한 적이 있는데, 그걸 가지고 오늘 남은 시간을 보내려 했다. 지난 주 구입한 비붓방울 장비를 아이들에게 하나 하나 나눠주고 뒷마당에서 놀게 했다. 다행이 지난주에 정화조 공사가 끝나 뒷마당을 쓸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아이들은 내 설명대로 비눗방울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들 사이사이로 둥둥 떠다니는 크고작은 비눗방울이 아이 때문에 더 빛나는 듯 보였다. 환한 얼굴로 톡톡 뛰어다니며 비눗방울을 만들어 자랑하듯 소리치는 아이들 모습이 마치 오카리나 곡을 연주하는 소리와 악보를 연상케 했다.
그랬다. 오늘은 마치 오카리나 소리를 닮은 아이들 소리가 비눗방울을 타고 날아다니던 날이었다. 이제 내일모레면 방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