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삶을 가꾸는데서

_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D-95(2023.9.25.)

by 박진환

오늘도 하루 한 문장을 안내하면서 아이들의 삶을 물었다. .지난 주 어떻게 지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다양한 삶의 모습을 글로 나타낸 아이들. 일찍부터 (고) 이오덕선생님은 '아이들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말씀하셨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란 자기 삶을 가꾸는 도구여야 한다고도 하셨다. 입시의 도구이자 목적으로 삼는 글쓰기교육이 어린이들의 글쓰기가 망가져 가고 왜곡된지는 너무도 오래 됐다. 다 잘못된 학교교육과 어른들 탓이다. 1학년부터 자기 삶을 재미있게 글로 나누고 즐기면서 천천히 가면 아이들이 그렇게 글쓰기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산도 체험말고는 대게의 일반적인 공부가 일반학교와 비슷했고 글쓰기도 초창기 모습때와 거리가 멀어지면서 체계적인 글쓰기로부터 멀어지고 즐거운 글쓰기로부터는 더더욱 멀어졌다. 지난 2년 6학년을 하면서 내가 넘 힘들었던 지점에 글쓰기가 있었다. 너무 멀어진 아이들 모두 챙겨가며 가는 일이 힘들었다. 격차가 너무 벌어진 아이들 차이 줄이려니 힘들고 글쓰기를 너무 싫어하는 아이들 꼬셔가며 설득해가며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비난과 비판을 받으면서도 가는 길이 넘 힘들었다. 순간순간 내가 왜 이렇게 해야 하나, 굳이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글쓰기는 총체적인 인간의 삶을 그대로 들어내는 영역이다. 어른으로 살아갈 때 반드시 필요한 지점인 것이다. 이걸 대충 그냥 넘기게 한다면 생각하며 사는 건강하고도 비판적인 민주시민이 될 수 없다. 영상에 길들여지는 세대일수록 뇌는 멈춰버리고 논리적 사고에서 멀어지고 관공서나 언론, 각종 매체에서 나오는 소식과 글들을 비판적으로 볼 수 없고 일방적으로 수용해 버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글쓰기 교육은 그래서 더욱 필요하고 강조할 수밖에 없다. 요즘 마을교육이니 미래교육이니 하고 떠들어 대지만, 말글을 자유롭게 구사하고 비판적으로 세상을 보는 읽기와 쓰기 능력이 떨어지면 그런 교육에 힘이 실을 수 없다.


오늘도 월요일 아침 읽고 쓰고 생각하고 말하고 듣고 나누고 하는 루틴을 일관되게 가져가는 이유도 다 그것 때문이다. 오늘은 잠시 2학년 교실을 방문에 글쓰기교육 상황을 돕기도 했다. 체계적으로 가지 못하고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부족한 면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가능성과 희망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그리 늦지 않았기에 함께 갈 수 있고 성장할 여지는 컸다. 사는 대로 무심히 사는 어린이가 아닌 생각하며 사는 어린이로, 거산의 어린이로 살아가는데 부디 학교와 어른이 해야 할 역할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우리 1학년과 오늘 수업의 마무리는 수학이었다. 그동안 100까지의 수로 여러 가지 방법의 수세기 방법을 익혔는데, 오늘은 각종 교구를 꺼내놓고 복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카드도 정리하면서 수세기 방법을 익혔다. 특히 단번에 보고 묶어세는 법, 한 눈에 수를 세는 직산법을 익히는데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는 수세기 칩으로 묶어세는 방법을 손으로 직접 해보면서 다지고 익혀 나갔다. 별 거 아니지만, 이렇게 손으로 세어가며 하는 활동에 아이들은 큰 흥미를 보였다. 재밌단다. 공부는 이렇게 재미있게 해야 한다. 배움의 즐거움은 이런 작은데서부터 시작한다. 새삼 오늘 그 가치를 다시금 깨닫는 날이기도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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