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한테 쉬는 쉬는 시간이 어딨어요

(2023.10.20.)_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D-71

by 박진환


"선생님 좀 내버려 둬. "

"안돼요. 저랑 놀아줘야줘."

"야, 지금 중간놀이 시간인데, 선생님도 좀 쉬자."

"선생님한테 쉬는 시간이 어딨어요. 빨랑요."


1학년 아이들이랑 살면, 해마다 벌어지는 풍경이 익숙하다. 비슷한 말들이 튀어 나오고 비슷한 행동, 비슷한 생각... 그래서 이 나이 또래의 발달단계를 예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1학년을 맡으면 꼭 한 번씩은 튀어 나오는 말이 있는 데, 그게 바로 "선생님한테 쉬는 시간이 어딨어요."이다. 이 말을 들을 때면 어이가 없기도 하고 사실이기도 하다.


흔히 초등교사의 일상과 삶을 바라보는 보호자들과 외부사람들은 방학도 있고 다른 직종보다 일찍 퇴근한다며 편하게 일을 하는 것처럼 여길 때면 그저 한숨만 나올 때가 많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침 출근해서 오자마자 하루 일과를 점검하고 아이들을 맞고 일정한 루틴대로 아이들을 안내하고는 곧바로 수업으로 들어간다. 쉬는 시간은 아이들 몫이지 교사는 다음 시간을 준비하거나 쉬는 시간 아이들 상태를 파악한다. 때로는 연구실이나 교무실에서 전달 사항이 있다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다 보면 화장실 가는 걸 잊은채 반나절을 보낸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급식실에 가서 밥을 먹게 하고 지도를 하다보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때가 많다. 아이들 밥 비우는 상태, 밥 먹는 속도 조절 지도, 점심시간 안내까지 해 가면 어느새 오후 수업. 오후 수업이 끝나면 각종 연수와 회의가 이어지면 수업 연구할 시간이 없는 게 현실이다. 전문성을 요구하며 교사들에게 강권을 하지만, 근무시간에 자기 개발을 할 시간과 다음 날 수업과 다음 주 수업을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기란 정말 어렵다.


그러니 교사들은 친절한 국정 교과서와 지도서를 기대한다. 클릭수업이라 일컬어지는 수업에 기대기도 한다. 자신의 수업이야기를 만들기보다는 있는 것을 활용하고 열심히 밤 늦도록 애쓴 다른 학교의 지역의 교사들의 실천사례를 주워 담기도 바쁘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가 초등교육 현장에 있지만, 그 우수한 인재를 평범하게 만드는 학교문화와 시스템, 그리고 국검인전체제, 그리고 낡은 승진문화의 잔존은 학교를 변화와 혁신으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오래된 이야기를 새롭게 하자니 마음이 아프다. 내가 교사가 된지 31년이 지났건만, 근본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에게 대한 복지도 그렇다. 수업과 생활지도에 지친 피곤한 교사들이 쉴 곳이 학교에 단 한군데도 없다. 오후에 아이들이 눕는 보건실 침상이 있끼는 하지만, 어찌됐건 규격도 시설도 모두 어린이 것이지 교사의 것은 아니다. 교실에 갇혀 살 수밖에 없는 교사들은 그야말로 독박, 독거의 삶을 일찍 체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선생님이 쉬는 시간이 어딨냐고'할 텐, 그저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다. 오늘 오후 시간에는 아이들과 가을의 맛을 느끼는 활동을 해 보았다. 일단 아이들이 나뭇잎을 후 부는 상상을 하는 옆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인쇄해서 8절 도화지에 오려 붙였다. 그리고는 잎이 떨어진 학교 주변을 돌았다. 낙엽을 5~7개 정도 주워 교실로 들어와서는 도화지에 붙이게 했다. 낙엽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던 오늘이었다. 어느새 금요일이다. 시간은 참 빨리 간다.


쉬는 시간이 오후에도 딱히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각종 계획들을 수립하고 다음주 수업과 행사들을 훑어 보면 퇴근시간이다. 연 이틀 야근을 하며 상담을 했더니 좀 피곤하기는 하다. 주말에도 일이 있어 서울에 올라가야 하니 편히 쉬는 것도 이번 주는 포기해야 할듯. 그러고 보니 우리 아들녀석 뒤늦은 군대 입대날이 딱 한 달 남았다. 에고...에고... 끝으로 요즘 글쓰기의 재미에 맛들인 *우의 일기 한 편을 올리며.... 오늘은 여기까지.


날짜: 2023년 10월 19일 목요일

날씨: 비가 안 왔다가 비가 왔다가 비가 엄청 쏟아 내렸다.

제목: 할머니 생신


10월 19일은 할머니 생신이다. 오늘 쬐~그만 케이크에 내가 엄~청 좋아는 블루베리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블루베리를 훔쳐 먹었다. 1...2...3... 나는 엄마를 눈알만 돌려서 봤다. 엄마가 말씀하셨다.

"왜?"

나는 솔직히 말했따.

"블루베리 먹었어."

"괜찮아~"

나는 이제 흔들리던 망므을 이제 안정 시켰다. 오늘 완전 내 생일 같다. 할머니께서 오만원도 주셨지만.... 엄마가 내 일기를 보면 안 된다. 왜냐하면 분명 돈을 달라가 할 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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