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날에

(2023.11.7.)_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D-53

by 박진환

요즘 우리 교실은 연극전문강사가 들어와 아이들에게 발성에 대한 훈련을 시키고 있다. 직접적인 방법도 있지만 놀이형식으로 좀 더 즐겁게 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우리 학교는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모든 과정을 제대로 익히도록 교육과정을 바꾸고 있다. 기존의 교육과정 중 하나였던 몇 학년에 연극을 한다는 프로그램과 결과위주의 체험방식은 연극이 가진 교육적 효과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1~6학년까지 위계를 가지고 단계별로 결과만이 아닌 과정에 집중하는 연극수업이 아이들에게 어떤 성장을 가져다 줄지 관심을 가지고 시도해 보고 있다.


헬레네랑에라는 독일의 보잘 것 없는 학교를 세계가 주목하는 학교로 만든 에냐 리겔의 책(꿈의 학교, 헬레네랑에)을 보면 연극이 가진 교육적 효과를 졸업한 아이들이 찾아와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너 수학이 힘들다며.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연극을 해봐. 그러면 모든 게 달라져."


연극이나 영화를 학교에 투입하다보면 특별하게 잘하는 아이들의 잔치가 되는 경가 많다. 결과로 극을 무대로 올리는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교실연극수업이나 전문연극수업은 이와 달리 교실 속에서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는 활동으로 연극에서 교육적 효과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적어도 교실 속에서는 누구나 각자의 역할로 빛이 날 수 있는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중에 결과로 무대에 극을 올려도 어떤 역할을 해도 상관없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즉 함께 만드는 작품이 되는 것이다. 우리 거산의 아이들이 이런 경험을 해 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빛나는 교육은 이런 지점에서 출발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과 가정에서 책을 읽는 것이 시간의 이유로 바쁘다는 이유로 또 다른 다른 이유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을 프로그램으로만 여기면 그냥 그치게 되는 좌절의 순간이 자주 찾아 온다. 우리 아이가 어떤 성장을 하길 기대하시는지 생각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과정에 내 아이가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학교에만 아이들을 맡기는 것으로 학원에 아이들을 넘기는 것으로 아이들은 성장하지 않는다. 가정과 학교가 함께 가는 길목에서 아이들의 성장이 있다는 평범한 진실을 저는 요즘 우리 1학년 아이들의 책읽기와 글쓰기에서 새삼 발견하게 된다.


오후 시간에는 극본읽기 수업을 했다. 낭독극으로 진행하는 이번 극본읽기를 아이 들은 무척이나 즐겁게 참여하고 기다리고 있다. 두 작품을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한 작품은 예술제에 올리고 남은 작품은 12월말에 있을 학급마무리 잔치 때 하려 한다. 먼저 예술제에 올릴 작품을 어제 준비한 피피티 화면과 음악을 함께 제공하며 연습을 시켰다. 머리에 올려 쓰는 인물도안작품도 함께 곁들여 했더니 아이들이 훨씬 재미있어 한다. 다른 이에게 나를 드러내는 걸 주저 하지 않는 아이들이 모여 있어서 참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가르치는 것만큼 배워 드러내주는 아이들이 고맙다. 마지막 시간에는 통합교과 '겨울'에서 우리나라 단원 중 '문양'을 가지고 청사초롱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했다. 하루가 정말 금방 간다. 세월이 정말 금방 간다. 우리 아이들과 지낼 남은 54일이 그래서 무척 소중하고 또 소중해 보인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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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는 비 | 한**


오늘 아침

창문 밖으로

비가 창문을 다다다다

때리는 소리를 들었다.


비가

창문 때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사람이 창문을 두둘기는 줄 알았다.


밖에 나갔더니

비가 나를 때렸다.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다.(2023.11.6.)


날짜: 2023년 11월 6일 월요일

날씨: 흐리더니 갑자기 비가 와서 추웠다.

제목: 엄마의 음식


엄마의 음식은 참지 못할만큼 맛있다.

난 저녁을 햄, 멸치, 고추장, 브로콜리, 두부조림을 먹었다.

한 입 먹으면 1초에 미국까지 갈 거 같다.

나는 엄마의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나는 밥을 남기지 않게 먹었고 반찬도 골고루 먹었다.

나는 거의 두 그릇 먹을 뻔했다.(고**)


날짜: 2023년 11월 6일 월요일

날씨: 비와 바람이 나를 찔른 날

제목: 얌얌아, 도와 줘!!!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를 읽었다. 얌얌이는 책 먹는 걸 좋아해서 책을 갉아 먹으며 책 속으로 들어갔다. 얌얌이는 책 속을 돌아다니며 책 내용을 바꾼다. 나도 책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얌얌아 도와줘! 나도 책속으로 데려가 줘."

'엄마를 화 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책 속으로 들어가서 엄마를 화나게 하는 새로운 방법을 주인공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래서 '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2'를 만들어 엄마에게 또 읽어달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서찰을 전하는 아이' 책으로 들어가서 경천놈이 녹두장군을 팔지 못하게 막고 싶다. 어쨌든 녹두장군을 꼭 살리고 싶다.(1학년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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