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4)_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D-46
오늘은 연극수업에 흡연예방 마술공연에.... 평상시 아침의 리듬이 깨진 상태에서 이 다음 수업으로 들어갔다. 이어진 수업은 수학. 덧셈과 뺄셈(2)단원의 마무리 시간. 오늘은 곱셈구구가 아닌 덧셈 구구로 덧셈에 대한 이해와 단련 혹은 훈련을 시키는 시간. 그저 주어진 문제를 손가락이나 조작물로, 때때로 머리로 풀어내는 방식에서 좀 더 덧셈을 하는 원리를 바탕으로 구구단 암기처럼 암기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접근을 해 보는 시간이었다. 덧셈에 대한 이해가 된 아이들이 덧셈구구의 원리와 암기를 한다면 좀 더 편하게 덧셈 혹은 뺄셈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이런 접근은 미국에서 발간된 초등교사를 위한 수학교재로 모임에서 학습한 뒤 얻은 결론이기도 했다. 오늘 그래서 아이들에게 덧셈구구판을 인쇄해 나눠 주고 이어세기, 교환법칙, 10을 만들 수 있는 수를 덧셈구구판에서 찾기로 수업을 이어갔다. 생각 밖으로 아이들이 처음에는 이어 세기를 이해하지 못해 답답한 점도 있었는데, 차츰차츰 이해하며 구구판을 메꾸어 나갔다. 이밖에 교환 법칙을 다시 확인하고 구구판에서 확인하며 덧셈의 원리와 암기하면 좋은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아직은 낯선 아이들 표정인데, 자꾸 보면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덧셈과 뺄셈(3) 단원에서 다시 확인해보려 한다.
아침에 늘 일찍 오는 세 아이의 글은 늘 기대를 품게 한다. 그런데 어제 매서운 추위 탓인지 세 아이 중 두 아이가 추었던 어제 날씨로 일기를 채웠다. 추운 날씨에 대한 각기 다른 삶. 우리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각기 다르지만 각자의 삶이 공유가 되고 이어지는 것. 우리는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같이 살고 있음을 깨닫는 것.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삶에 대한 가치를 깨닫는 것은 아닐까? 저술가이며 기획자인 홍예은씨가 경향신문에 실은 글의 끝 자락에 실은 글이 지금도 내 머리 주변을 맴 돈다.
.... 소수자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상대가 “내 주변엔 그런 사람 없다”고 할 때.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들 한다. 합의는 논쟁이다. 그러나 그건 적어도 내 친구가 ‘그런 사람’이고 저 사람의 친구도 ‘그런 사람’일 때나 가능한 것이다. 친구란, 그의 곤란함이 나의 곤란함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사회의 핵심은 연결됨이다. 한국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존재를 죄악시한다. 약한 것은 다 끊어낸다. 이런 정서가 ‘캣맘’을 때리거나 길고양이 밥그릇을 엎어버리는 어린이를 만들어냈다. 연결감이 없는 사람은 사회에 살면서 사회에 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런 걸 반사회적이라고 한다. 사회는 인간, 그리고 인간과 연결된 여러 존재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합의할 필요는 없다.(경향신문, 2023.11.11. 토요판 '시선'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면 자기 중심적인 어린 시절을 보내는 탓인지, 함께 있는 듯하지만 각기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학교는 교육은 너희들이 함께 살아야 함을, 협력해야 함을 그래야 비로소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오로지 부자가 되는 방법과 돈으로 살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에 대한 가치가 온 사회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함께 사는, 혹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이제는 학교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마저 이미 자본과 권력의 그늘에 놓인 것이 안타깝지만, 어쨌든 희망은 다시 이곳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이들의 글을 보면 이렇듯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떠올리게 된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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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3년 11월 13일 월요일
날씨: 엄~~~청 추웠다.
제목: 추운 날
오늘은 너~~~~~~~무 추웠다.
앞삭이 하나 하나가 다 서리가 쌓였다.
두꺼운 잠바를 입으면
몸은 안 춥지만 다리가 춥다.
오늘은 **이가 0하 3도라고 했다.
그치면 나는 밖에 나가서
그네를 탔다.
진짜로 손이 얼 것 같았다.(거산초 1학년 **람)
날짜: 2023년 11월 13일 월요일
날씨: 학교 갈 때는 서리가 풀에 달라 붙아 있고 추웠는데 집에 돌아 올 때는 풀에 붙어 있던 서리가 녹아서 없어졌다.
제목: 내복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오늘 날씨 추우니까 내복 입고 학교 가자."
라고 말했다. 내복을 입고 밖에 나가는 순간 꽁꽁 얼어 붙을 거 같았다.
분명히 내 복을 입었는데 밖에 나가니까 팬티만 입고 밖에 나간 거 같았다.
가*이 언니가 버스를 기다리며 핫팩을 쪼물쪼물 만지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가*이 언니의 핫팩이 부러웠다. 집에 가서 나도 핫팩을 가지고 오고 싶었지만 버스를 놓칠까 봐 핫팩을 못 가져왔다.(거산초 1학년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