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9.) _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D-31
오늘 아침은 병풍화첩을 만들어 보는 시간으로 시작했다. 통합교과 '겨울'의 주요 주제는 '우리나라'를 아는 것이다. 우리나라 집과 음식, 상징과 옷 따위 등이 교육과정에 들어가 있지만, 민화라는 주제로 우리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과정도 흥미롭다 여겨 이미 만들어진 반제품이지만, 시간을 불필요하게 들이지 않으면서도 우리나라의 한 쪽 측면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들은 꽤나 흥미롭게 민화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호랑이 그림을 그려낸 조상들의 그림을 보면서 '호작도'라는 용어를 알아가고 '황묘'라는 뜻도 노랑 고양이를 생각하며 당시에도 고양이가 있었다는 걸 신기하게 여겼다. 그때 사람들도 삶 속에서 동물들을 그려내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모자라 다 완성을 하지 못했지만 다음 시간에도 아이들과 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나눠 보려고 한다.
다음 시간으로는 수학. 오늘은 덧셈과 뺄셈(3)을 하시는 시간. 10을 만들어 모으기와 가르기를 하는 시간. 이를 위해서 에그블록을 나눠 주었다. 아이들이 교육과정 안에 있는 내용을 에그블록으로 직접 해결하며 10으로 가르고 모으기를 반복해서 연습을 시켰다. 처음부터 암산으로 한다고 셀레발을 치고 자랑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 아이들 잠재우며 시작을 했다. 중요한 것은 10을 만드는 과정이다. 10을 만들어 가르기도 하고 모으기도 하면서 덧셈과 뺄셈의 개념을 이해시키는 시간이 오늘있었다.
마지막 두 시간은 온작품읽기 <목기린씨, 타세요!>를 마무리 하는 시간. 오늘 시작은 책의 내용을 다시 환기시키는 것으로 시작했다. 목기린씨가 마을에 이사를 와서 불펴함을 느낀 것에서부터 힘든 과정....그 과정을 지켜본 마을 사람들의 마음변화...그러면서 사건이 생기고 그 사건을 수습하며 결국은 함께 사는 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각각 드는 생각들을 나누었다. 어떤 지점에서 배려를 생각하게 되고 삶 속에서 느꼈던 배려에 대한 경험들을 이야기 하는 것. 그 배려의 경험들이 어떤 것이었는지도. 생각보다 아이들은 배려 받은 것에 대한 기억을 잘 하지 못했다.
일상에서 내가 어떤 배려를 받고 있는지, 배려가 당연이 되었을 때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결핍이 없는 교육이 과연 온당한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고 해야 할까? 끝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찾게 해 보았다. 대부분 아이들이 겹치는 경우와 비슷한 느낌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런 출발은 어쩌면 당연하다. 처음부터 각기 다른 생각을 요구할 필요는 없었다. 생각과 감정들도 학습이 되어야 한다. 따라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만의 생각을 하는 연습을 하고 자신만의 생각과 글을 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더 요구를 하지 않았다. 오늘 40분만에 자기 생각을 글로 쓰는 일이 1학년에게는 대게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초부터 쓰기 시작한 겪은 일 쓰기 일기의 경험은 오늘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한정된 시간에 공책에 녹여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대견한 장면이었다. 오늘 학교 행사로 우리 교실에 세 분의 선생님들도 참관을 하셨는데, 다들 1학년이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해 놀라워 하셨다. 이제 하산을 시켜도 될까? 이제 기능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됐으니 남은 한 달은 아이들 마음에 손을 대 보아야 할 듯하다. 조금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