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2.)_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D-8
"메리크리스마스~"
한파가 몰아치는 날에 칼바람을 맞으며 학교 현관을 들어서는데, 산타 두 분(아버님 두 분)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아, 맞다. 성탄절. 딱히 교인이 아니어도 이날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마치 교인이 된 듯, 성탄절을 즐긴다. 우리 반도 예외는 아니었다. 산타의 존재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듯 마는듯 교실로 들어서는 아이들 손에 과자세트상자가 들려있다. 나도 곧바로 다음을 이어갔다. 어제 도착한 트리를 세우고 장신구를 달게 하는 작업. 일찍 온 세 아이에게 트리를 맡겼다. 어떻게 하는 지를 가르쳐주자 다들 신기해 한다.
"우리 엄마는 이런 거 집에서 하면 날린다고 싫어해요."
"우리 엄마는 그래서 강아지도 키우기 싫어해요."
"선생님, 그런데 이거 언제 달 거예요."
"와~ 예쁘다. 선생님 이거 내가 달면 안 돼요?
아이들은 학교에서 하는 마지막 북스타트 책을 읽고 수첩에 기록을 하고 어휘쓰기장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잘 밟고 있는 아이들을 불러 트리에 장신구를 달게 했다. 하나 하나 달리며 꽤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새가 나왔다. 아이들은 화사해진 교실 앞에 모여 사진을 찍었다. 이제 하나 하나씩 마무리를 지어 가는 것 같다. 그렇게 첫 시간을 마무리 할 때, 가슴 아픈 문자를 받았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는 분을 어떻게 해서든 돕고 싶어 이래저래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내 능력을 벗어나는 일,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맡는 이의 마음을 난 잘 안다. 해밑에 내 마음은 여전히 쓰리고 아프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시간은 월요일 치를 학급마무리 잔치의 핵심, 연극과 낭독극 연습. 이제 우리 반 아이들은 2학년만 올라가도 제법 제 몫의 연기와 역할을 잘 해낼 것 같다. 발음이며 목소리 크기며, 지도하는 대로 동선은 물론 시선까지 너무도 잘 해낸다. 이런 표현능력을 6학년까지 아니 그 이상으로 잘 이어나가길 바랄 뿐이다. 잘 읽고 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아이들을 보며 다시금 깨닫는다. 기본과 바탕이 튼튼해야 그 다음을 잘 이어가고 꿸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연극과 낭독극 연습에 이어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며 부르는 노래를 불렀다. '봄은 언제 오나요'로부터 '겨울대장'까지 여덟곡의 노래를 다시 부르며 확인했다.
이렇게 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와 00, 그리고 *0이 자꾸 내 손을 잡고 급식실에 가려 한다. 12월로 들어서면서부터 부쩍 심해졌다. 이제 헤어질 때를 아는 걸까? 이제 세 번만 공식적으로 만나면 나는 아이들과 헤어진다. 이 작은 학교에서 내후년이 마지막일 내가 혹시 담임을 다시 할지도 모르겠지만, 지난 일 년 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웃게 해주고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었던 아이들과 헤어진다는 건, 마음을 아프게 한다. 12월만 되면 생기는 고질병이다. 내년 2월만 돼도 언제 그랬냐는듯 돌아오는 고질병. 이건 나나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햇살이 쨍쨍한 영하 10도의 한 낮이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