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된 목소리

(2024.8.27.)

by 박진환



"나 시간표에서 봤어. 달팽이의 하루 오늘 배운댔어."

"나도 봤어. 야, 신난다."


지난 주 통합교과 '하루'를 간단히 훑어 보면서 교과서에 실린 '달팽이의 하루'를 듣더니 몇몇 아이가 호감을 보이더니 다음주에 꼭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수업을 하게 됐는데, 이 곡은 전형적인 동요인데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어떤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다. 한 소절 한 소절 반복해서 연습하고 다음으로 이어갔는데, 워낙 가사가 많아 과연 아이들이 이걸 음정에 맞게 다 부를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들었다. 워낙 1학기 때 우리 반 아이들이 노래를 자신 없게 부르고 음정도 많이 틀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부르는 자세부터 고치게 하고 목과 배에 힘을 주어 노래를 부르게 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아님, 반년이 지난 시간이 주는 힘이었을까? 의외로 잘 부르고 잘 따라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힘껏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해주며 갔는데, 결국은 모든 노래를 다 부를 수 있게 되었고 자신감이 충만된 아이들은 중간놀이 때도 집에 가기 전에도 다음 번에도 또 부르자고 난리였다. 참, 뜻밖의 노래시간이었다. 우리 반 모두가 모처럼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오늘 국어시간에는 <맨 처음 글쓰기>로 시작해서 <어린이시 따라쓰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맨 처음 글쓰기>의 첫 시간은 어제 배운 '발'이라는 이름씨가 들어간 자기 이야기 여러 문장으로 써보기 시간. 각자 '발'에 얽힌 자기 이야기를 쓰게 했는데, 아직은 여러 모로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써 가는 모습이었다. 여전히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아쉽다. 오늘은 입말부터 문제가 보이기도 시작했다. 꽤 많은 아이들이 평소에 잘못 발음을 했던 것이 그대로 글쓰기로 이어져 맞춤법이 틀린 게 된 경우를 보여주었다.


지난주와 이번 주에 걸쳐 아이들 글을 보면, 평소에 읽는 양이 일단 조금 부족해 보였다. 부족하니 문장의 확장이 생각보다 더디다. 게다가 제대로 깊이 읽는 경험 부족과 잘못된 발음과 정확한 맞춤법 사이의 간격 때문에 쓰기의 결과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좋지는 않았다. 이번 다모임 때 부모님들과 이야기 해 볼 사항이 오늘 자주 보였다. 일단 학교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책무이지만, 가정에서 도움이 아이들의 점핑을 보다 쉽게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의할 거리는 충분한 주제이다.


수의 순서와 크기를 간단히 살펴보고 놀이로 보낸 수학시간으로 오늘 5시간의 수업은 마무리가 됐다. 아이들과 만난지 177일째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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