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침 'ㅆ'과 씨름하기(2024.8.29.)

by 박진환

오늘은 급하게(?) '무씨'를 심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농사관련 전문가 한 분이 텃밭에 계셨고 아이들과 나는 예쁘게 코팅이 된 '무씨'를 심었다. 무씨는 미리 아이들에게 원래 그 색이 아니라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코팅 처리가 된 것이라 사전에 알려주고 나갔다. 아이들은 무씨를 받아들고 예쁘다고 난리다. 전문가에게 설명을 듣고 깊지 않은 상태의 밭 구멍에 세 개씩 넣어 살짝 덮어주고 물을 주는 것으로 작업은 끝났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나가서 마른 밭에 물을 주기로 약속도 했다. 무씨 심는 것에 관심이 없고 온통 곤충과 주위 관찰에 신경 쓰는 사내녀석 3-4명 때문에 잔소리가 텃밭을 가득채웠지만, 조금씩 자라 오르는 무를 보게 되면 아이들 시선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 여겼다.


돌아온 아이들은 '하루 한 문장쓰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는 <맨 처음 글쓰기> 주제 '눈'으로 겪은 자기 이야기를 쓰는 시간으로 보냈다. '하루 한 문장쓰기'나 ', '겪은 일 쓰기'에서 이번 아이들이 도드라진 두 가지가 있는다, 첫번째는 아쉽게도 단순한 문장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문장을 쓰고 그 이야기가 어떻게 된 건지를 말한 대로 다시 이어져야 하는데, 한 문장을 써 놓고 통과되길 기다리고 있는 아이가 많다. 쓰기의 어려움도 있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 이유도 있어서 작년 아이들이 이맘때 썼던 글을 소개해 주었다. 궁금하지 않도록 설명하고 이야기 하듯 말한 대로 쓰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 그 지점을 찾지 못하기도 하고 어려워 하는 것 같았다.


다음으로는 'ㅆ'. 이 맘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이기는 한데, 유독 이번 아이들은 빠뜨리는 게 좀 자주 등장하기도 하고 여러 번 확인하고 고쳐 쓰게 해도 다음 날이면 다시 반복되는 게 2주 째다. 생각하고 돌이켜 보며, 글을 써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아직 힘이 부족해 보인다. 읽기가 아직은 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한데, 잘 읽는 듯하지만 잘 읽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이렇게 쓰기를 시켜보면 확인이 된다. 그래도 씩씩하게 다시 해 보겠다고 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요즘 1학기와 달리 준*가 너무도 힘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다*이도 글을 읽게 되면서 자신감이 부쩍 높아지면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수학시간은 지난 주부터 배운 100까지의 수를 복습하기도 하고 어제 배운 홀수와 짝수, 수의 크기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역시나 읽기가 되지 않은 아이는 글자만 읽지 의미 파악이 되지 않으면서 제자리만 맴 돌고 있다. 생각하기 싫어하고 학습자체를 멀리하고 오로지 바깥 세상에만 관심이 있는 아이에게 균형 잡힌 수업으로 안내하기란, 특히 이 시기에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기 관성과 고집을 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온갖 당근 조치도 별 소용이 없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인지, 아님 다른데 원인이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더 지켜 볼 따름이다.


받침 'ㅆ'이 해결되는 지점에 아이들의 변화가 조금씩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시간과 노력, 교사의 배려와 이해, 가정에서 지원과 응원이 합쳐졌을 때라야 가능하다. 조바심 갖지 않고 무던히 지켜보고 지원하고 도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만 드는 하루였다.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179일째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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