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하루 하루 일상이 쉬 가는 게 없다. 오늘 아침 들어오자마자 역시나 준우는 책을 떠듬떠듬 읽고 있다. 뒤로는 상온이가 형 손을 잡고 교실로 들어온다. 이어 상온이도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든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오고 일정한 시간 책을 읽고 북스타트 공책에 기록을 한다. 아직은 익숙함보다는 요령이 앞서는 모습을 보인다. 책을 깊이 읽지도 못한 상태로 글을 쓰는 아이도 보인다. 내일부터는 책 읽는 법을 다시 지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하루 한 문장 쓰기로 이어졌다. 오늘부터는 바로 붙임 쪽지(포스트 잇)에 바로 쓰게 했는데, 그렇게 쓰자 한 두 명씩 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상*이가 전학을 온 뒤로 다른 아이들도 길게 쓰려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은 특히 재*와 지*가 길게 쓰는데, 재*이는 글자는 다 틀려도 내용의 흐름은 꽤 좋았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었다. 지금은 맞춤법보다도 머리에 있는 생각을 어떻게 하면 쉽게 글로 나타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이도 오늘따라 주말에 생각나는 게 많다고 포스트 잇을 더 달라고 해서 말릴 정도였다.
그렇다. 문제는 표현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글자가 틀릴 것 같고 그래서 야단을 맞을 것 같고 아님 부끄러워서 글자가 틀리지 않을 정도에서 글을 쓰려는 아이들이 간혹 있다. 우리 반에도 한 녀석이 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글을 쭉쭉 쓰는 아이도 적지 않다. 매번 똑 같은 글자가 틀려 잔소리를 들을 때도 있지만, 자기 생각을 글로 잘 표현을 하면 칭찬을 해 준다. 글자는 나중에 다시 배우면 된다고 격려해 준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또 힘들어하는 것이 자기 생각을 글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걸 피곤해 하며 멈추기 시작하면 다시 돌아오는 데까지 시간이 엄청 걸리고 초등학교 내내 힘들어진다
우리 반에는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도 있다. 1학기만 해도 원래 조용한 것처럼 보였던 진*는 2학기 들어와 춤을 추고 싶다고 하고 또 멍석을 깔아주니 너무도 잘 춘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부끄러워 하더니 멋진 자세가 나오기 시작하자 부끄러움 보다는 조금씩 박수를 쳐주기 시작한다. 다행히 우리 반 아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자기를 표현한다. 그것이 말이기도 하고 때로는 글이기도 하고 몸짓이나 춤이기도 하고 그림일 때도 있다. 이따금 잘못된 표현으로 친구를 힘들게 하는 아이도 있는데,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주길 그저 바라고 또 믿고 있다.
그렇게 해서 오늘은 <맨 처음 글쓰기>의 주제 '밥'의 단문익히기까지 하고는 중간놀이시간. 그 다음은 수학. 오늘은 여러 가지 모양의 2학기 버전으로 들어갔다.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단원이어서 교과서와 익힘책을 활용해 쭉 복습을 한 뒤, 아이들 각자에게 도형 조각들을 나눠 가지고 놀게 했다. 물론 거기까지 가는데 아이들마다 편차가 있어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다. 이제 다음 시간에는 가볍게 도형놀이를 하고서 시각을 배우러 들어갈 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 중 아직 절반의 아이가 시계를 볼 줄 모르고 있었다. 우리 반 중 절반의 아이는 이제 시계를 읽으며 새로운 세상을 또 만나겠지. 또 다른 표현법을 우리 반 아이들은 이번 주에 익히게 될 것이다.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189일째 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