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5.)
"선생님, 우리 내일 학교에서 자죠."
다*이가 학교 오자마자 하는 말. 신이 엄청 나 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루 종일 뜬금없이 아무 데서나 아무 때에 마구 이 말을 꺼내었다. 학교에서 하루 자는 게 이렇게 좋을까. 1학년 아이들 예전에는 집을 떠나 있으면 밤에 우는 아이들이 곧잘 있어서 부모들이 밤에 데려오기도 하고 아예 처음부터 못 자겠다고 한 아이도 있었다는데, 작년에도 한 아이는 일찍 집으로 가기도 했는데, 이번에 아이들은 내일이 너무도 기대가 된다고 한다. 우리 반 예*는 뻥도 쳤다.
"선생님, 저는요~ 어제 밤새 잠도 못 잤어요. 야영한다고 해서요."
"거짓말. 너 잠만 잘 잤잖아."
"히~ ...."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
"야영하는 날 정말 기대가 돼요."
이런 맘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모습도 보였다. 어제까지는 하루 한 문장의 완성도가 그런대로 괜찮다 싶었는데, 하루 만에 달라졌다. 오늘 또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역시나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좀 느긋하게 기다려줘야 한다. 오늘은 주제말 '옷'으로 겪은 일을 쓰게도 했다. 옷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고 작년 아이들 글도 소개하며 자세히 쓰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다시 환기 시켜주었다. 여전히 짧게 써도 되냐는 아이들이 있어 짧고 길게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세히'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예를 들어가며 다시 설명해 주었다. 그런대로 요구한 글이 나오기는 하는데, 좀 더 풍성해지고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시간에는 수학시간. 10이 되는 수로 교과서 문제를 확인하고 곧바로 놀이수학으로 들어가 확인을 하게 했다. 빙고놀이도 하고 10이 되는 덧셈식 찾아 써보기도 하고 10의 나라 땅따먹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10에서 뻬는 수를 알아보기 위해 콩주머니를 써보기도 했다. 콩주머니 10개를 각각 두 파트로 나눠 놓고 두 아이가 나와서 책상 위에 각각 콩주머니를 던져 올리고 떨어진 개수를 파악해 식을 만들어 보게 하는 놀이였다. 사실 훌라후프를 써야 하는데 없어서 책상으로 대신 한 건데, 책 상 위에 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책상 위치를 가깝게 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됐는데. 별 것 아닌 이 활동에서 아이들은 엄청 흥분을 했고 재미도 느끼면서 내가 기대한 답을 해주었다. 다음에 또 하자는 아이들 말에 그러자고 했다.
마지막 시간은 하루 시간표 짜기. 이제 통합교과 하루를 마무리 할 시점이 됐다. 하루에 자신들이 무얼하며 사는지 한 눈에 보려면 흔히 만들어 보는 원형 하루 계획표가 적당해서 아이들과 오늘은 하루 24시간을 표시하는 것만 하게 했다. 예시로 칠판에 써서 나타내어 주며 표시를 해주었는데, 각자 자신들이 어떤 시간에 어떻게 지내는지를 아는 것 같았다. 다음 시간에 줄을 그어 내용을 채우고 그림도 그리고 제목도 쓰고 색을 칠하면 그런대로 괜찮은 시간표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들 스스로도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길 바랐다.
오늘은 3~6학년이 연극 동아리 학생들이 대회 참가하는 것을 관람하러 가게 돼 1~2학년만 남게 됐다. 학교가 갑자기 조용하다.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207일째이고 헤어지기 전 99일이 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