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8.)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비가 한 두 방울씩 내리더니 현장체험학습장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비는 멈추지 않았다. 다행히 도착해서 약 한 시간 동안은 비가 잠시 멈췄다. 학습장 안내요원들이 중학생들 이상이나 가는 한 시인의 기념관에 안내하는 통에 잠시 일정이 흔들렸는데, 그곳은 함께 한 부모님들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뒤에 야외체험학습장으로 아이들을 안내했다. 그곳은 체험일정이 다 끝난 뒤 아이들과 보낼 곳이었는데, 오후에 아무래도 비가 내릴 것 같아 일정을 바꿔 보았다. 아이들은 역시나 신나게 야외체험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30여분 뛰어노는 아이들은 이곳저곳을 다니며 즐기기 시작했다. 어느덧 공연시간이 다가오고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기념관에서 나오는 보호자들과 우리 아이들은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안성맞춤랜드는 안성바우덕이 공연이 상시 열리는 곳이다. 이전에 천안 모학교에 있을 때 아이들을 데리고 갔던 경험으로 아이들에게도 유익하고 우리나라 민속음악과 풍습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었던 기억으로 우리 아이들과 보호자들을 함께 초대해 보았다. 역시나 줄타기를 놀라운 표정과 함성으로 지켜 보았다. 함께 했던 보호자들도 신기하고도 놀라운 광경을 함께 하였다. 이어 펼쳐진 남사당놀이패의 풍물공연도 아이들의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장면들이 연출되면서 다른 학교 아이들과 돋우어진 흥을 나눌 수 있었다. 그렇게 즐거운 공연관람을 마치고 이윽고 점심시간. 아이들 수가 적고 보호자들이 함께 했다는 이유로 부득이 우리 아이들과 보호자들은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점심을 먹어야 했다. 세찬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 곳에 모여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식사를 하는 풍경은 사뭇 오래 전 소풍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살짝 차가워진 날씨 탓에 빠르게 식사를 하고 공연장 로비에서 잠시 대기 한 뒤에는 전수관으로 자리를 옮겨 남사당 놀이체험을 했다. 시작은 줄타기 체험. 높이가 다른 지점에서 공연장에서 봤던 줄타기를 공연자들이 직접 안내하면서 아이들이 즐겁게 체험을 하도록 도와주었다. 담임들의 대결도 하게 되면서 뜻밖에도 내가 1등(?)을 하게 돼, 선물도 받게 되었다. 나중에는 탈춤체험도 하면서 춤사위를 한동안 연습도 했다. 끝으로 공연 때 보았던 버나를 아이들이 직접 돌리는 체험을 하게 됐는데, 이때는 보호자들도 함께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오늘 소풍의 본뜻을 살릴 수 있었다. 쉽게 돌릴 수 있도록 제작된 버나로 아이들과 보호자들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제법 버나를 돌리는 아이들 모습이 귀엽고도 신기했는데, 보호자들도 함께 하면서 나중에는 대결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아이들 모두 함께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처음 계획은 체험 뒤에 맞춤랜드 주변을 산책하며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함께 잠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려 했는데, 아쉽게도 세찬 비가 남은 일정은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았고 더불어 보호자들도 현장체험학습을 아이들과 함께 체험해 보며 뜻 깊은 시간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았다. 1학년은 거산초에 들어온 모든 보호자와 아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점에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믿음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으로 6년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교육과정을 떠나서 이런 나들이는 매우 필요했다. 작년에 아쉽게도 이런 과정을 하지 못했던 게 아쉬웠는데, 이번에 그 자리를 만들 수 있어 나름 뿌듯했다. 어쩌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아이들과 함께 하는 현장체험학습에 보호자들도 우리가 한 식구라는 생각이 좀 더 깊어지길 바랐다.
돌아오는 길에도 세찬 바람과 비는 여전했다. 차 안에서는 평상시 가정과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보호자들의 피곤함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들과 함께 하려는 시간을 내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었던 이 기억과 추억이 오랫동안 우리 보호자들과 아이들 가슴 속에 남아 있기를 바랐다.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230일이 되는 날이었고 아이들과 헤어질 날을 77일 남겨둔 날이기도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