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이야기를 품은 아이들

(2023.5.3.)

by 박진환

오랜만에 첫 수업을 교과서로 시작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수학교과서와 익힘책으로 아이들과 워크숍 수학문제를 함께 풀어보았다. 역시나 어렵다. 그냥 세고 견주고 숫자를 쓸 때는 모르는 지점이 보인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한글로 되어 있는 부분을 읽어내는 일이 나름 읽는 아이들이 말로 했을 때, 즉 구문이었을 때보다 잘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식으로 푼다는 것이다. 더구나 여덟이라는 낱말과 여섯이라는 낱말을 아직 미처 한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 이 시기에 넣어서 당혹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교사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결국 모든 문장을 세세하게 설명해서 해결해야 하다 보니 별 것 아닌 문제가 굉징히 어려워진다는 것. 앞으로도 이 문제는 한 학기 내내 반복할 것 같다. 집에 보낼 때도 부모님과 함께 풀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하는 상황이라 잘 살펴보고 과제로 내보내야 할 것 같다.


3-4교시는 마을교사 초청 미술과 창체, 통합교과 수업으로 만들어진 '허브화분 만들기' 시간이었다. 2월에 기획되어 오늘에야 첫 번 째 수업을 하게 된 수업은 이 시기에 적절한 활동이었던 것 같다. 허브라는 식물을 심고 가꾸는 시간으로 한 달 내내 보내면서 식물의 자람과 가꿈을 실제로 교실에서 해 보면서 봄을 마무리 하는 활동으로 삼았다. 18000원이라는 거금을 써가며 수업했던 오늘 아이들은 토분을 신기해 하며 만져보기도 하고 꾸미면서 주어진 시간을 즐겼다. 토분에 허브를 옮겨 심는 과정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기특하고 대견했다. 나중에 허브를 가꾸는 방법을 배우면서 앞으로 자라는 허브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배웠다. 먹을 수도 있다는 말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는데, 앞으로 허브를 잘 키워나가며 자라는 과정을 잘 지켜 보며 함께 성장해 주길 바랐다.


점심시간을 짜장면으로 맛나게 보낸 아이들과 화분에 물을 잔뜩 준 다음 남은 시간은 국어시간 'ㅃ'을 익히는 시간으로 보냈다. 일단 두 아이가 닿소리에 소리값과 이름값을 구분해 가는 건 일단 알게 된 것 같고 홀소리와 이어지는 소리에 대한 감각은 일단 익힌 것 같아 다행이었다. 앞으로 부지런히 익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연휴에 숙제로 해야 할 것을 공책에 담아 정리하는 것으로 오늘 하루 수업도 마무리 했다. 내일은 어린이 날이자 어버이날을 준비해야 하는 날이라 안 그래도 바쁜데 정신이 없었다. 100일잔치에 쓸 우리 아이들 캐릭터 작업이 생각보다 일찍 전해져 일단 파일로 다듬어진 것이 도착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준비에 쓸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전해져 온 캐릭터에는 아이들 특징이 곳곳에 담겨 있어 신기했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들. 아이들도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귀엽다고 난리다. 자기들이 귀엽다니. 하하하. 못 살겠다. 아이들과 해어질 때는 조금 시간이 남아 유은실의 <나도 예민해질 거야>라는 동화책을 들려주었다. 재밌다며 읽다가 그만두니 난리다. 이야기는 아이들을 낳고 아이들은 이야기를 낳는 것 같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만들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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