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19.)
이제 거의 한 달 방학을 앞 둔 오늘. 110일째. 아이들은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 오늘은 아침은 지난 주말을 어떻게 지냈는지 말하고 싶은 아이들 중심으로 이야기 하게 하면서 시작했다. 여전히 궁금증을 유발하는 발표다. 이를 테면, 갯벌을 갔는데, 어디 있는 갯벌인지, 누구랑 언제 어떻게 갔는지. 차멀미를 했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려서 그런건지... 이런 게 확실하지가 않다. 물론 중고학년도 그렇게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이런 작은 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으니 중고학년 가서도 제대로 자기 표현을 하지 못하는 거다. 별 거 아닌 아침 주말 이야기 시작이 단지 발표력을 기르는 게 아니라 발표 경험을 쌓는 게 아니라, 이런 지점을 배우게 할 목적이 있는 것이다. 부족한 점을 말해주니 거기에 맞춰 다시 발표를 하는 아이들. 11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부족하고 더디다.
오늘 첫 시간은 이렇게 시작하고 진행을 했다. 그리고는 텃밭 산책. 감자 텃밭으로 가니 제일 잘 자라던 우리 감자밭이 가장 먼저 시들고 햇볕에 타고 있었다. 그래서 가자마자 한 일은 우리 텃밭에 물주기. 아이들은 빠르게 움직이며 물조리개를 가지고 와 마른 감자 밭에 물을 주었다. 서로 번갈아 가며 물을 주는데, 땅 위로 감자가 튀어 올라와 있는 곳에는 모종삽을 가지고 오게 해서 흙을 덮어주게도 했다. 다음주 말에 감자를 캘 텐데, 그때까지 잘 버티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제는 감자밭에 앉아서 텃밭 공책에 내 감자잎 그리을 그리게 했다. 그리고느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관찰한 것과 자기 생각을 쓰도록 했다. 1학년이라 아직은 문장을 익히지 않아 이곳을 비워 뒀는데, 아이들이 얼만큼 할까 싶어서 시켜 보았다.
예상대로 문장은 오합지졸, 우왕자왕, 좌충우돌 하며 무엇을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모르고 공책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틀린 글자가 있을까 걱정을 한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닌데도 아이들의 관심은 오직 틀린 글자. 틀려도 괜찮다고 해도 그렇게 가르침을 어렸을 적부터 배운 아이들이 아닌 것 같은데도 이상하리 만큼 틀린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아이들도 내가 틀린 것에 무관심하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일반 학교 아이들보다 이 시절, 이 시점에서 쓰는 문장 치고도 한참 거리가 있다. 글을 책을 제법 읽는 아이들도 생각보다 문장이 약하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게 많지만, 2학기에 분명 달라질 거라 기대하고 있고 믿고 있다. 아직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떄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충분히 관찰한 내용을 이야기 하고 쓰게 했으면 달랐을 거기 떄문이다.
3-4교시에는 닿소리 홀소리 공책을 꺼내 표지 제목을 쓰는 것으로 시작했다. 3월부터 제공한 공책이지만, 표지 제목을 쓰기에는 아이들 손 근육이 약하고 테두리가 있는 글씨를 어려워 하는 걸 잘 알기에 6월쯤 익숙해졌을 무렵 제목을 쓰게 하려 했는데, 그게 오늘이었다. 기대한 만큼은 물론 아니었다. 이상하리만큼 대충, 빠르게 하려는 습성이 우리 반 아이들에게 많이 보이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그런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래도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또 기다리고 기다려야 할 거니. 부족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길 오늘도 내일도 바라고 있으니. 무엇보다 틀려도 괜찮으니. 10칸 공책에 목구멍 소리 'ㅇ'. 'ㅎ'을 쓰게 하고 과제로 해오게 하고는 마지막으로 그림책 <틀려도 괜찮아>를 함께 보게 했다. 다시 한 번 이 시기에 1학년 아이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틀려도 괜찮고 다시 배우면서 익혀 나가는 것이라는 확인 시켜 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그때 한 아이가 질문을 한다. '에고~'
"선생님, 몇 학년까지 틀려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