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도심속에서 만난 쥐
쥐를 본 기억이 언제였던가. 곰곰이 떠올려 보니 아마도 10여 년 전, 회사 보일러실을 드나들던 작은 쥐가 마지막이었다. 이후로는 나와는 무관한 존재가 된 듯, 도시의 풍경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만 같았다.
그러다 올 초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가 우연히 사체가 된 쥐를 마주했다. 그것마저도 스쳐 지나간 기억 속 한 장면일 뿐, 살아 있는 쥐를 다시 볼 것이라고는 생각하
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8월 18일. 뚝섬역 인근 '도우 또 성수'라는 일식당으로 향하던 길에서였다. 도심 속 한복판에서 불쑥 나타난 쥐. 너무 갑작스러운 장면이라 나는 그저 얼어붙은 듯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아는 척 한마디조차 건네지 못한 채, 오래 잊고 있던 존재와 뜻밖의 재회를 한 것이다.
지구 온난화
우연일까. 마침 같은 날 인터넷 기사에서도 ‘서울 도심에 다시 출몰하는 쥐’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한동안 잊고 지냈던 생태의 균형에 대해 생각했다. 인간들의 편의와 개발 속에서 고양이의 자리는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쥐의 번식은 더욱 빠르게 확산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 기사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쥐의 번식력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심에서 쥐를 마주한 일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 온 환경의 경고음일 수 있다. 앞으로 도심 속 쥐떼가 어떤 방식으로 출몰할지, 그 모습은 또 우리의 삶을 어떻게 비출지, 알 수 없는 불안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