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줍고 계시던 할아버지

슈퍼에서 돌아오는 길

by 따뜻한 선인장

슈퍼에 다녀오는 길에 놀이터에서 무언가를 줍고 계시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걸어가며 무얼 주우시나 살짝 보는데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보통은 서로 신경을 잘 쓰지 않는 베를린 사람들인데 할아버지가 무언가를 집게로 들어올리며 나에게 웃고 계셨다. 자세히 보니 놀이터 바로 맞은편에 살고 계시는 할아버지 중 한 명이셨다. 이어폰을 끼고 있어 할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몰라서 얼른 이어폰을 뺐더니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Cannabis, cannabis“


하나비스는 마리화나로, 우리나라에선 대마초로 알려진 약품이다. 혀를 쯧쯧차며 황당하면서도 웃기다는 듯 나에게 대마 개피를 들어올리시자 내가 웃으며 말했다.


“Das ist Berlin”

베를린이잖아요.


다시 주변에 떨어진 대마개피들을 주우려고 고개를 돌리시면서 할아버지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실소를 지으며 대답하셨다.


“Stimmt, wir sind in Berlin. Berlin“

그렇지. 베를린이지. 그게 베를린이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