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연 Aug 02. 2019

오늘도 얼버무리지 않습니다

마감 열차 탑승기

글쓰기의 기원을 찾아 거슬러가면 우선 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한 덕에 비평과 아주 가끔 소설 따위를 썼고, 고등학생 때에는 대학 입시를 위한 소논문과 자기소개서라는 실화 기반의 판타지를 써냈으며, 중학생 때에는 학교 대표로 백일장에 나가 ‘소금’과 같이 의도를 알 수 없는 주제에 맞추어 시를 썼고, 그 출발에는 선생님의 한 마디가 있었다. 학교 백일장이 열린 지 며칠 지난 수업 시간, 국어 선생님이 지나가듯 내뱉은 한 마디. “아참, 정연아. 너 글을 참 잘 쓰더라?” 


한국에서 자란 대부분의 아이들은 칭찬에 약하다. 그러므로 우리 어른들이여 명심하자. 칭찬은 적재적소에 잘 해야 한다. 나는 아직도 내가 학교 다닐 적에는 중학교 교과목에 코딩이나 코딩이나 코딩 같은 수업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성향과 맞아 잘했을 것 같은데.... 그때 코딩 잘한다고 칭찬 받았더라면 ‘문송(기업에서 이과의 채용을 늘리면서 문과의 취업이 어려워지자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의미로 만든 신조어. 출처: 네이버 사전)’한 시기를 거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뭐, 그렇다고 선생님의 한 마디에 작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실존주의 소설과 시드니 셀던의 섹슈얼 호러 미스터리 따위를 즐겨 읽던 아이는 일찍이 쓰기를 포기했었다. 좋아했으니까. 계속 좋아하고 싶으니까. 그래서 잘 쓰고 싶다는 욕심 없이 그저 글이 더 좋아졌다. 따라잡고 싶다는 마음은 나만 괴롭게 한다는 사실을 배운 후였다.


오늘도 얼버무리지 않습니다 (웹진 채널예스, 2019.08.02) 중에서


이런 글을 썼습니다. 마감이 너무 많아서요. 아, 이제 털었다! 다른 마감이 또 날 기다리고 있지만! 일단 털었어!

매거진의 이전글 잊히지 않는 얼굴들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