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은 인간실패일까?

by young

낯익은 사람 하나와 낯선 사람 넷 그리고 나. 새로운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첫 주의 도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었다.

상당히 적은 분량이지만 나는 이 책을 꽤나 괴로운 마음으로 읽었다. 끝없는 자기 검열과 자기 비난을 반복하는 주인공. 그는 평생을 자신을 괴롭히며 살았을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내면의 성찰이 과연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가, 아니면 오히려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가 가진 죄 중 어떤 것은 나의 죄와 닮아 있었고, 어떤 것은 내가 보기엔 죄가 아니기도 했다. 내겐 단순한 자전적 소설을 넘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철학적 성찰을 요구하는 텍스트로 읽혔다.


오조의 삶은 '살아보려는' 처절한 몸부림의 연속이었다. 그의 모든 행동과 선택은 어떻게든 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는, 그러나 동시에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에서 비롯된다.

작품을 읽는 내내 느끼는 고통스러움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오조가 보여주는 삶의 양상은 우리로 하여금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라고 할 수 있을까?






서로의 감상을 주고받는데, 한 모임원이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이 책의 주인공 오조는 인간 '실격'이 아니라 인간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성공. 그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어쨌든 오조는 불평 불만하고 투덜거리면서도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는 삶을 살았기에, 그의 삶은 '성공'이라는 것이 모임원의 설명이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에서 '성공'을 연결 짓는 것이 무척 아이러니했다. 흥미로운 관점에 나는 종이에 '인간성공' 네 글자를 끄적였다.


하긴, 이 책의 제목은 '인간실격'이지 '인간실패'는 아니다. 오조는 사회적 기준에서 '실격'당한 존재이지만, 삶 자체를 '실패'한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

그는 인간이라는 자격을 박탈당한 것일까, 아니면 보통의 인간처럼 사는 것에 실패한 것일까.

스스로의 삶을 '실격'으로 정의하면서 다시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탈한 것일까.

"나는 인간 실격이다."를 선언함으로써 타인과 진정하게 연결된 기회를 포기한 것을 아닐까? 스스로에게 '재기불능' 딱지를 붙임으로써 정말로 재기 불능이 되는 아이러니에 빠진다.





실격

실패


나는 그 사이 어디쯤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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