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1일 두 번째 문장
까만 곱슬머리를 가진 소년이 다급하게 버스벨을 눌렀다. 버스벨이 붉은색으로 빛나며 딩동- 하는 소리가 버스 안에 울려 퍼졌다. 이미 정류장을 지나치기 직전이었지만, 버스 기사는 살짝 인상을 쓰며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버스가 멈추고, 치익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소년은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버스에서 내렸다. 보도블록에 발을 내딛자, 에어컨 바람으로 서늘해졌던 피부가 후끈하게 덥혀졌다.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꾸벅꾸벅 졸다가 놀라서 내렸더니, 전혀 모르는 동네에 내려버린 것이다.
소년이 미간을 찌푸리자, 그의 눈가 아래에 있는 점이 주름 사이로 숨겨졌다. 핸드폰을 들어 확인하니, 다음 버스는 20분 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필 그늘도 없는 정류장이라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소년은 눈을 끔뻑거리며 교복 셔츠를 손으로 잡고 흔들었다. 흔들리는 셔츠 틈으로 여름 바람이 들어오자 땀이 식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 이 낯선 동네를 걸어보기로 결정했다. 빨간 벽돌 건물을 푸른 덩굴 식물이 더듬으며 올라가고 있었다. 시선을 위로 올리자, 건물 옥상의 물탱크 너머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소년은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