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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Feb 14. 2022

2021년 'BJFEZ건축상' 최우수상 수상

명지동 3380-4 BALCONY HOUSE 집 짓는 이야기 4

 해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공모하는 ‘BJFEZ건축상’에서 BALCONY HOUSE가 2022년 최우수상(주거부문)을 수상했다. 2021년 BJFEZ건축상에는 모두 21개 작품이 출품되었다. 상업·업무부문, 산업부문, 주거부문으로 나누어 분야를 나누어 선정하는데 ‘BALCONY HOUSE’는 주거부문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BALCONY HOUSE-2021년 BJFEZ건축상 출품 패널-설계 김정관 담당 김풍부 (도반건축사사무소) 사진 윤준환

   

건축주의 안목만큼 지을 수 있는 좋은 집


BALCONY HOUSE 규모의 크지 않은 건축물은 질 높은 시공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다. 설계자가 애를 써서 좋은 설계를 했다고 하더라도 시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집은 허사가 되고 만다. 왜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일까? 그건 적정한 공사비가 주어지지 않으면 원만한 공사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적정한 공사비의 책정은 질 높은 시공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그렇지만 건축주는 경제성을 우선으로 싸고 좋은 집을 지어줄 시공자를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싸고 좋은 집은 허울 좋은 전제가 될 뿐이다. 싸게 책정한 공사비로는 싼 집, 싸구려 집이 지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건축사는 작품을 목표로 눈에 띄는 집이 되도록 외관을 화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를 하려고 한다. 건축주는 디자인이 멋지게 된 외관에 현혹되어 설계도를 받게 되지만 문제는 공사비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시공자는 건축주가 제시하는 비슷한 규모로 지어진 다른 건축물의 평당 공사비 기준을 넘어설 수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의 계약을 하게 된다.


디자인이 과하면 그만큼 공사비는 더 책정되어야 하지만 시공자는 건축주가 제시하는 금액으로 계약을 하면 시공 과정은 현장은 불편한 동거가 된다. 시공자는 건축주가 바라는 좋은 집, 설계자의 작품을 만들어주려고 공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과한 디자인의 설계와 부족한 공사비로 짓는 집은 완성도가 떨어지기 쉽고 준공 후에 곳곳에서 생기는 하자를 막기가 어렵다.


설계자에게는 작품으로, 건축주에게는 좋은 집으로, 시공자는 이윤이 보장되는 공사로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이 질문의 정답에 이르는 실마리는 건축주가 쥐고 있다. 건축주가 쥐고 있는 실마리의 끝에는 당연히 능력과 정성으로 일에 임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그 전문가가 실마리의 끝에 있을지 없을지는 건축주가 준비한 비용에 달려 있다.


건축주가 넘어서야 할 벽은 아무 근거도 없는 평당 설계비와 공사비이다. 건축주가 바라는 수준의 집을 보러 다니는 눈높이와 그가 지급하려는 대가가 다르면 이율배반이다. 건축주의 의무는 좋은 집을 짓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는 데 있고 설계자와 시공자의 의무는 건축주가 바라는 집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계획설계 초기 단계의 3D 모델링 이미지

    

좋은 집,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


건축주가 바라는 좋은 집이 지어질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우선 설계 단계부터 이야기를 해보면 충분한 설계기간을 가져야 하는 게 첫 단추를 제대로 꿴다고 할 수 있다. 설계 과정을 살펴보면 기획, 계획, 기본, 실시의 네 단계로 나누어진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계획 설계라고 볼 수 있는데 왜 그런지 얘기해보자.


대지를 계약하기 전부터 건축사가 참여하는 게 좋다. 그 이유는 건축주가 지으려고 하는 건축물에 적합한 조건에 맞는 땅인지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거 건축이라면 남향과 통풍 등 대지 주변의 상황을 살펴야 하고 법적인 규제에 제대로 집이 앉을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이 단계를 기획 설계라고 한다. BALCONY HOUSE는 대지를 미리 구입하여 설계가 의뢰되어 기획 설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다음 단계가 설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한 계획 설계이다. 건축주가 지으려고 하는 목적에 맞는 집의 얼개를 짜는 과정이 계획 설계 단계인데 어떻게 살고 싶다는 삶을 생각해서 프로그램을 짜 넣게 된다. 이 과정이야말로 집과 삶이라는 인문학적 검토가 건축주와 건축사가 하나의 답을 찾는 시간이라 하겠다.


왜 집을 지어서 살고 싶은가? 당연하면서 명확한 이 목표는 이 집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일 터이다. 그런데 과연 이 과정을 거쳐서 집을 짓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3D 모델링으로 완공된 집을 가상의 일상을 체험해 볼 수 있으니 이 집에서 행복할 수 있는지 실감해 볼 수 있다. 계획 설계 단계가 종료되는 시점은 더 이상 검토해 볼 필요 없이 이 집에서 행복하겠다는 확신이 될 때이다.   


게획설계 완료 3D 모델링 이미지


  

계획 설계가 마무리되면서 이미 행복해진 집


BALCONY HOUSE는 안을 전면 수정까지 하면서 식구들이 행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고 나서 계획 설계가 마무리되었다. 큰 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건축주께서 규모가 줄어든 이 집으로 옮기기로 결정하는 데는 식구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도시에서 살기에는 아파트보다 더 편리한 집이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집에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집 건너편의 공원이 있어서 밖을 내다보는 경관이 너무 좋은 데다 손주와 함께 잘 조성된 넓은 공원에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결정의 요인이 되었다. 갇혀 지내야 하는 아파트보다 집의 남쪽에 있는 작은 마당과 거실에서 바로 출입할 수 있는 옥상 큰 마당도 단독주택 못지않은 일상의 즐거움이 보장된다고 여겼을 것이다.


경사지붕의 설치로 높아진 거실 상부의 공간감도 아파트에서는 얻을 수 없는 우리집만의 특별한 호감을 가질 수 있다. 공원에 면하는 쪽으로 거실과 주방, 식탁을 두어서 펜트하우스가 부럽지 않은 분위기가 BALCONY HOUSE이다. 우리 식구가 살 집을 일상생활이 곧 행복이라 할 수 있게 설계되었으니 계획 설계를 진행하는 내내 건축주의 식구들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준공된 BALCONY HOUSE-3층 주택의 작은 마당과 발코니에서 공원과 강을 내다보는 즐거움, 옥상 마당에서 즐기는 일상 생활은 아파트에서는 얻을 수 없다
3층 주택 평면도-거실과 작은 마당, 주방과 테이블에서 내다보는 공원과 강은 펜트하우스 못지 않다
다락과 옥상 마당 평면도-거실에서 계단을 통해 다락으로 올라가 옥상 큰 마당으로 출입한다. 큰 마당은 BALCONY HOUSE에서 누리는 우리집만의 특별한 즐거움을 상상해본다


공사가 진행이 되면서 우여곡절이라 할 건 없지만 골조를 일부 깨 내는 과정도 건축주의 과감한 판단으로 이루어졌다. 시공자의 외장재 변경 제안도 집의 완성도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었지만 설계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지켜낼 수 있었다. 공사기간이 두 달이나 연기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만족한 결과가 ‘BJFEZ건축상’ 최우수상 수상까지 이어졌다.     


건축주와 설계자에게 수여된 상패와 건축물에 부착할 명판, 'BJFEZ건축상'의 비중에 걸맞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품격있게 만들어 수상자가 자부심의 가질 수 있었다.


BALCONY HOUSE는 건축주와 설계자가 호흡을 맞추어 설계부터 시공까지 열과 성을 다해 지어낸 결과가 좋은 상으로 금상첨화를 이루어냈다. 좋은 집, 식구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으로 BALCONY HOUSE에서 건축주의 가족과 다가구 주택의 입주자들이 늘 즐겁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가길 바란다.



도반건축사사무소-대표 건축사 김정관은 

집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주거의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부산, 양산, 김해, 울산의 단독주택, 상가주택 및 공동주택을 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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