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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Apr 01. 2022

보이차의 가치

백 배 이상 차이가 나는 보이차 가격, 가치의 기준은 내가 정한다

보이차는 다른 차류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보이차는 한 사람이 곁에 두고 마시는 종류가 수십 종에서 수백 종이 됩니다. 녹차라면 한 두 종류, 홍차라고 해도 몇 종류를 넘지 않을 것입니다.


보이차는 왜 그렇게 많은 종류를 소장해서 마시고 있을까요? 보이차가 나오는 운남의 산지마다 다른 이름의 차가 있고 계절 별로 달리 나오며 몇몇 산지를 섞어서 만듭니다. 거기다가 후발효 차의 특성으로 묵히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향미를 즐기기 위함이랍니다.


보이차의 향미를 제대로 즐기려면 호불호를 따지기보다 차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보이차의 특성을 알아서 다양한 향미를 즐기게 되면 다른 차류와 다른 차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깊어지는 향미는 보이차의 가치를 특별하게 하는 매력입니다.


보이차의 흐름이 고수차가 되면서 산지마다 다른 향미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향미가 뛰어난 노반장, 빙도, 석귀 등 몇몇 산지의 차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차값도 폭등했습니다. 이제 보이차는 만들어지는 초기에는 향을 즐기고 시간이 지나면 깊어진 맛을 음미합니다.


보이차는 묵혀서 마셔야 하는 차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생산 당해에는 햇차의 향미를 즐기고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맛을 음미합니다. 보이차는 폴리페놀의 함량이 높아 쓰고 떫은맛이 강해 묵히거나 발효 과정을 거친 숙차로만 마셔야 한다는 건 선입견이 되었습니다. 


한 편에 억대를 호가하는 홍인, 만든지 50년이 지난 세월이 이 차의 가치를 평가하게 한다


보이차의 매력은 이처럼 산지마다 다르고, 채엽시기 마다 다르고, 묵히는 환경과 기간에 따라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보이차는 호불호의 기준으로 고르는 차가 아니라 차마다 다른 향미에 선택의 기준을 잡아야 하지요. 한 편에 십만 원이거나 백만 원, 혹은 그보다 더 차값을 지불하는 기준은 오로지 마시는 사람의 입맛으로 잡아야 합니다.


보이차의 가치는 시기에 따라서 달라지고, 내 입맛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한 편에 십만 원이 비싸다고 하는 사람이 있고, 백만 원 이상을 주더라도 더 좋은 차를 찾으려는 사람도 있지요. 햇차를 사서 오래 보관하면 십 년 뒤, 이십 년이 지나면 차의 가치가 예측되지 않는 차도 있습니다.


보이차의 가치는 오로지 마시는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달라집니다. 357g 한 편에 가격으로는 백 배 이상의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비싼 차를 마셔야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가족과 함께 가지는 차 한 잔의 자리가 바로 행복이라 할 수 있으니 보이차의 가치를 차값에 둘 일은 아니랍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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