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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Mar 31. 2022

차 마시면서 다투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요?

커피의 정서는 동적이지만 차는 정적이다

차가 주는 미덕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몸을 지키는 건강 유지에도 질병을 치유하는 정도로 효과가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데도 도움이 되어 인간관계를 좋게 하지요.


차를 우리는 일이 번거롭다며 차 마시기를 꺼린다고 합니다. 찻물을 끓여서 붓기만 하면 마실 수 있는데 왜 번거롭다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茶道다도라는 말을 많이 듣다 보니 차를 마시려면 정해진 형식을 따라야 하는 걸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중국에는 차가 얼마나 일상화되어 있는지 어떤 집이라도 뜨거운 물은 그냥 나누어준다고 합니다. 중국 사람들은 차병에 차를 넣어 다니면 뜨거운 물을 아무 곳에서나 받아서 마실 수 있는 것이지요. 생수는 돈을 주고 사 마셔야 하는데 뜨거운 물은 어디서나 공짜라니 물보다 차를 더 많이 마시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물보다 많이 마시는 음료는 차가 아니라 커피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2리터짜리 종이컵을 들고 다니며 마십니다. 물론 돈을 주고 사서 마시는데 왜 그렇게 커피를 즐기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커피와 다른 차의 정서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고요함으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 가라앉은 마음으로 혼자 마실 때는 자신을 돌아보고 대화를 나눌 때도 말을 하기보다 잘 들으려고 합니다. 커피를 마시는 자리는 부산하지만 차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꼭 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찻물이 끓는 소리부터 차를 따르고 탕색을 보고 향을 맡으면서 맛을 음미합니다. 차는 대화를 나누는 자리의 주체가 되어도 되고 수단이 되어도 됩니다. 대화의 소재가 차라도 이야기의 흐름은 삶을 돌아보는 쪽으로 흘러갑니다.


왜 차를 마시는지 따로 생각해보지 않아도 삶을 긍정적인 쪽으로 이끄는 건 분명합니다. 물론 커피를 마신다고 해서 부정적인 삶을 산다는 건 아니지요. 그런데 커피를 마시면서 다투는 사람은 보았지만 차를 나누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은근하면서 담담한 차의 향미,

자극적이면서 진한 커피와는 분명히 다른 정서가 있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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