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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Sep 08. 2022

언제까지 차를 마실 수 있을까?

보이차를 지혜롭게 마시는 방법


환갑이 넘으면서 생각이 많아진다는 걸 느낀다. 내가 소장한 보이차, 적지 않은 양이지만 그 차를 다 마시지 못하고 세상을 뜰까 적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나 있는 딸과 사위도 차를 좋아하고 두 돌 지난 손주도 벌써 차를 마시니까.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니 몸의 이곳저곳 기능이 둔화되고 치아는 아예 상실되기도 한다. 아직 괜찮은 것 같지만 차의 향미를 느끼는 감각도 퇴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귀하다고 여기는 차는 아낀다고 모셔놓기만 하는데 나중에는 제 맛을 음미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보이차를 제대로 마시는 방법은 좋은 차부터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몇 종류가 되지는 않지만 오래 묵은 노차나 이름 난 산지 차를 우선 마셔야 하는데 아낀다고 거꾸로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차도 같이 나이를 먹을 것이니 그 말이 맞지 않은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차의 향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날이 오게 되겠지. 나이를 먹는다는 게 좋을 수는 없지만 차 마시는 게 시큰둥해지면 무슨 낙이 있을까 싶다. 지금 마시는 차가 가장 맛있다는 건 지금이 바로 남은 내 삶에서 가장 젊은 날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마시고 있는 차보다 더 향기로운 차는 없다.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고 차향을 음미할지니
더 좋은 차를 바라는 것만큼 어리석을 수 있을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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