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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Oct 07. 2022

나는 왜 고수차에 매료되는가?

차나무가 오래되면 차의 향미도 깊고 그윽해지는 이유

보이차 중에 古樹茶고수차는 오래된 차나무인 古茶樹고차수의 잎으로 만든다. 고수차는 처음에는 樹齡수령을 300년 이상으로 잡았는데 지금은 백 년으로 하향했다. 고수차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치솟다 보니 수요에 맞춰 조정했는가 보다.


30년 이하는 소수차, 50년 정도면 중수차, 100년 이하는 대수차로 분류한다. 그런데 고수차라고 포장지에 표기되어 있으면 그런가 보다 하고 알 뿐이다. 노수차라고 표기된 경우는 더러 있지만 소수차, 중수차라고 된 건 거의 볼 수 없다.


다원에 밀식 재배하는 차만 아니라면 고수차로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면 수령이 높은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차는 어린 나무보다 향미가 더 좋을까? 큰 나무는 뿌리가 깊고 넓으니 땅의 영양분을 충분히 받을 수 있으니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차의 향미가 부드러운 것과 싱거운 건 다르고 달고
쓴 정도도 농도에서 차이가 많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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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부드럽고 그윽한 향미는 아무 차에서나 맛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부드러운 것과 싱거운 건 다르고 달고 쓴 정도도 농도에서 차이가 많이 느껴진다. 쓴맛에서 차맛이 주는 깊이가 다르게 다가오고 진한 단맛이 감도는 풍미에서 여운이 오래 남게 된다.


진하고 깔끔한 쓴맛과 그윽하고 농밀한 단맛은 고수차만의 특별한 향미라고 할 것이다. 고수차의 지존이라고 부르는 노반장은 쓰지만 달고, 빙도는 달지만 쓰다. 노반장은 쓴맛이 일품인데 단맛이 감싸고, 빙도는 단맛이 매혹적인데 쓴맛이 받쳐준다.


맹해파 마니아들은 노반장차가 단차-甘茶라 하고 임창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빙도를 쓴차-苦茶라고 한다. 쓴맛에 익숙한 맹해파는 맹해차구의 차 중에 노반장차의 단맛을 즐기기 때문이다. 쓴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쓴맛이 단맛을 도드라지게 하는 빙도차에 매료된다.


최근에 마시게 된 고수차, 포장지에는 교목차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첫물차로 만든 고수차이다. 이 차를 마셔보게 된다면 소장하고 있는 노반장을 째려보게 될 것이다.




고수차를 마시면서 향미에 취하는 정도의 차이는 차나무의 수령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름만 고수차인가 향미에서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고수차인가는 마셔보면 알 수 있다. 보이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고수차로 음미하며 오래된 차나무를 예찬한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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