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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Oct 14. 2022

보이차는 왜 한통 한편 단위로 구입하고 있을까?

보이차가 후발효차라는 말은 함정인데

보이차는 다른 차와 다르게 동그란 빵같이 뭉쳐진 형태로 모양 져 있다. 물론 직육면체의 전차, 밥사발을 닮은 타차도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모양은 보름달처럼 동그란 餠茶병차이다. 한 편 무게는 100g, 200g도 있지만 거의 357g이며 거래 단위는 7개를 죽포로 싸서 묶은 통 단위가 많다.


보이차의 일반적인 가격대는 357g 한 편에 5~10만 원이 많은데 녹차가 80g에 이 가격이니 아주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통 단위로 구입하면 10% 정도 할인이 되고 수장 가치를 따지는 후발효 차의 특성으로 한통 한편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면 한 편에 5만 원이라 해도 한 통이면 30만 원인 데다 좀 더 높은 가격대라면 50만 원이 넘으니 구입하는데 부담이 가게 된다.


또 녹차는 한 해 동안 마실 양을 가늠해서 한번 구입한다. 그런데 보이차는 수없이 많은 종류가 계속 나오다 보니 용돈이 마를 지경으로 구매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녹차는 내 입맛에 맞는 차를 구입해서 마시니 후회할 일이 없는데 보이차는 가성비로 구입하다 보니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이차에 대한 오해는 '후발효차'와 '가성비 구매'에서 비롯된다


보이차에 대한 오해는 '후발효차'와 '가성비 구매'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두 가지가 보이차가 다른 차류와 차별되는 특징인 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가 차를 마시면서 선택하는 건 '지금 손이 가는 차'이다. 보이차는 몇 년만 마셔도 방 하나를 채울 만큼 넘치도록 많게 모으게 된다.  보이차는 쓰고 떫은 특성으로 시간이 지나야 좋은 차가 된다며 후발효차는 쌀 때 사서 시간이 지나면 비싸게 팔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기대는 언젠가는 환상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후회로 바뀌고 만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보이차는 후발효차인 건 틀림없지만 아무 차나 시간이 지난다고 좋아지는 건 아니다. 지금 마셔도 좋은 차라야 언제라도 맛있게 마실 수 있다. 차를 마시는 언제라도 지금이기 때문에 십 년 뒤나 이십 년 뒤를 기약하는 건 불명확한 미래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 보이차를 수장 가치로 따져서 방 하나를 채워 골머리를 앓는 일을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보이차의 구매 방법을 한통은 보관하고 한편을 마시는 한통 한편이 아니라 두 편을 사서 한 편을 마시고 한 편을 보관하기를 추천한다. 한통 한편 가격으로 두 편을 구입한다면 지금 마시는 차가 적당한 양으로 가지런하게 내 옆에 있을 것이다.




한통 한편으로 구입하는 차를 자랑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렇지만 한통 한 편의 가격으로 두 편을 구입하면 누구와 함께 차를 마셔도 만족하는 자리가 된다. 보이차는 후발효차지만 지금 마셔도 만족해야 한다. 또 가성비는 구입할 때만 좋을 뿐 그 이후는 후회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다.


아 참, 숙차는 한통 한편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은데 왜 그런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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