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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Feb 22. 2024

정산소종, 금준미와 기문 홍차, 아쌈 홍차와 전홍

다연회 2024년 2월 다회 후기

다연회 2024년 2월 다회는 홍차의 시작과 현재를 함께 얘기 나누는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2월 찻자리의 주제를 홍차로 잡았던 건 차연구소에서 홍차를 경매로 낙찰받았기 때문입니다. 홍차를 최초로 만들었던 무이산 동목관은 정산소종과 최고급 홍차인 금준미의 산지랍니다. 또 세계 3대 홍차인 기문 홍차까지 준비되었으니 2월 다회의 주제로 모자람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2월에는 다우들이 열외 2명으로 열 분이 참석해 오랜만에 성원을 이루었답니다. 한 때 다연회는 스무 분이 넘게 참석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열 분이면 팽주가 신바람이 납니다. 개근상을 놓친 선영님이 얼마나 아쉬워했을지 상상해 보면 이번 찻자리가 이렇게 즐거우면 안 되는데...   

  

2월 다회에도 산수유님과 나르샤님, 대명님이 다식을 챙겨 와 탁자가 풍성해졌습니다. 요즘 우리 다우들의 열정 어린 참여도에 다회가 너무 즐겁네요. 다회는 차보다 사람이 더 좋다는 걸 실감하는 요즘이랍니다.


     

찻자리가 시작되면 팽주의 일은 인원수에 비례해서 노동의 강도가 결정되지요. 180cc 대개완이 탕수가 거듭되는 만큼 열기가 축적되어 검지에 화기가 전달됩니다. 속으로 ‘앗... 뜨거워’하며 차를 우리고 또 우리지만 이런 재미는 팽주가 손가락에 가벼운 화상을 입을지라도 감내할 수 있답니다.

    

주로 보이차를 마시는 우리 다연회 다회에서는 다른 차류도 자주 마시고 있습니다. 황차는 접하기 쉽지 않지만 육대 차류를 골고루 음미할 수 있도록 보이차와 함께 다회의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홍차는 커피와 함께 세계인의 차로 즐기고 있으니 우리 다우들과 다담을 나누는 건 꼭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홍차는 커피처럼 이론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차에 대해 공부하기가 좋습니다. 중국이 원산지로 시작되었지만 영국에서 꽃 피운 홍차 문화는 전 세계 곳곳에서 생활 음료로 마시고 있지요. 홍차가 우리나라에서는 티백 음료로 어쩌다 마시는 정도지만 인도나 튀르키예는 물보다 더 자주 마시고 있습니다.     


홍차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그중에 이 얘기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400년 전 청나라의 군대가 복건성의 어느 산골마을에 들이닥쳤는데, 마을 사람들은 군대가 쳐들어오자 그들을 피해 꼭꼭 숨어버렸다. 병사들은 찻잎이 쌓여있는 광에 들어가 머물면서 먹고 자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사라졌는데, 찻잎은 병사들이 머무는 동안 차로 만들 시기를 놓쳐 상해버리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이 돌아왔을 때에는 이미 찻잎은 엉망이 되어 있었다. 주민들은 낙담했지만 그렇다고 힘들게 거둔 찻잎을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주변에 있는 소나무 가지를 불살라 찻잎을 말리고 차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 차가 의외로 유럽 상인에게 몇 배의 가격으로 팔리게 되었고, 이렇게 최초의 홍차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나무위키    

 

최초의 홍차인 정산소종은 중국 복건성 무이산 동목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정산소종은 제다 과정의 건조에 소나무 장작을 쓰는데 이때 차에 배는 훈연향이 특징입니다. 이 훈연향은 정산소종에 대해 호불호가 뚜렷해서 요즘은 무연차로도 생산되고 있지요. 금준미는 홍차의 종가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준덕차창에서 출시한 최고급 홍차입니다. 기문홍차는 세계인이 선택한 3대 홍차 중 중국 대표라고 할 수 있지요.    

  

아쌈 홍차는 중국과 인접한 인도의 아쌈에서 생산되는데 영국이 중국에 의존하던 홍차 무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밭을 일군 곳이랍니다. 세계 3대 홍차로 인도 홍차는 다즐링이지만 아쌈 특유의 홍차로 그 명성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3대 홍차 산지의 또 다른 한 곳은 스리랑카 우바인데 아직 접해보지 않아서 그 향미가 궁금하네요.     


마지막으로 마셔본 홍차는 전홍인데 운남 홍차를 이릅니다. 청일 전쟁에서 홍차의 주요 산지가 전쟁터가 되면서 전화에서 벗어나 있는 운남성에서 1938년에 전홍을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엽종의 풍부한 성분은 전홍의 향미가 다른 지역 홍차와 차별됩니다. 전홍은 대엽종으로 만든 홍차답게 잎이 크고 황금색 金毫금호가 많이 들어가서 외형이 아름답습니다.    

  

전홍은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봄차는 담황(淡黃), 여름차는 국황(菊黃), 가을차는 금황(金黃)이라고 부릅니다. 전홍은 맛이 두텁고 고운 황금색을 내는데 그 자체로도 매우 아름답지요. 또한 달콤한 꿀과 고소한 군고구마를 연상시키는 향미를 가지는데 떫은맛이 적어 부드럽고 단맛이 도드라지는 전홍은 근래 주류 홍차로 인기를 얻고 있지요.     



2월 다회는 8 명 정원의 차실에 열 분이 참석해서 인원도 넘쳤지만 홍차에 대해 나누는 다담도 즐거운 찻자리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차보다 커피를 데일리 음료로 마시는 사람이 많지요. 그렇지만 차를 마시게 된다면 육대 차류를 갖추어 골라 마시는 즐거움을 커피에 비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근래 함께 하게 된 새 식구를 위해 차의 기초과정을 공부하는 자리를 가지려고 합니다, 나르샤님의 차에 대한 관심이 넘치고, 아직 차맛에 쑥 들어오지 못해 보이는 대명님을 위해 마련합니다. 아마 총 3회로 매주 금요일에 가지려고 하는데 이 과정이 마쳐지면 더 즐거운 마음으로 다회에 참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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