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전차산은 고 육대차산 중 한 곳으로 상명진 남쪽에 위치하며 면적은 300평방 킬로미터에 달한다. 동쪽은 이무, 북쪽은 의방에 접해 있으며 고육대차산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만전차의 특징은 다른 육대차산에 비해 찻잎의 색깔이 더 어둡다, 향미는 혀 표면과 입천장의 중간과 뒷부분이 두텁고 향긋하여 매끄러우며, 혀 표면은 약간 쓴맛이 있다. 향은 이무차보다는 진하지 않지만 묵직하다. 맛은 달콤하고 흑설탕 향이 풍부하고 부드럽지만 혀에서는 약간 쓴맛이 난다. -출처 古茶居
신 육대차산과 고 육대차산 지도와 만전 차산 위치-사진출처 古茶居
이무 차구의 차는 대평보이차의 괄풍채, 의방 등 많이 마셔보았지만 개인적인 취향에는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다. 임창 차구의 차는 떫은맛이 덜하고 쓴맛은 오래가지 않고 깔끔하게 끝나면서 단맛이 많아서 즐겨 마시게 된다. 맹해 차구의 차는 차기가 세다고 하는 만큼 삽미가 강렬해서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무 차구의 차들은 쓴맛도 뚜렷하지 않고 단맛도 풍부하지 않아서 어중간한 향미라고 해야 할까? 이무 차구는 고 육대차산으로 보이차의 역사적인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전설의 노차인 동경호 등 호급차가 생산되었던 곳이 아닌가? 그러나 지금은 신 육대차산인 맹해 차구의 노반장과 포랑산, 남나산이나 빙도와 석귀, 대설산 등이 생산되는 임창 차구에 가려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무 차구의 차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보이차의 맥락에 들지 못하는 게 아닌가? ‘13 대평보이 이무만전을 마시면서 깨달음처럼 이무 차의 향미가 훅하고 다가왔다. 쓴맛과 단맛이 조화롭고 떫은맛은 부담스럽지 않다. 쓴맛 뒤의 단맛이 아니라 두 맛이 잘 녹아든 듯이 그윽한 향미가 입안에 감기듯 머문다.
맹해 차의 패기나 임창 차의 화려한 향미와는 다른 중정(中正)의 향미라고 하면 어떨까 싶다. 12년의 시간 동안 변화된 차맛으로 호급차의 향미를 미루어 짐작할 수는 없겠지만 은근하게 다가오는 향미가 참 좋다. 맹해 차가 거친 파도 같고, 임창 차가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라면 이무 차는 천천히 흐르는 계곡물로 비유하면 어떨까?
고수차를 음미하면서 그 느낌을 말이나 글로 옮기려 하다 보면 햇살이나 바람 소리를 표현하는 것 같다. 따스한 햇살, 살랑이는 바람을 느끼면 그만인데 말이나 글로 그 느낌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을까? 그래서 생차는 고요한 시간에 혼자 음미하며 다가오는 향미에 짧은 탄성을 내뱉으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