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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Nov 19. 2021

보이차를 멀리하게 하는 열세 가지

커피보다 차가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

 


첫째, '오해'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차 마신 지 오래되지 않은 분이라면 차를 오래 마신 분과 자주 차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흔히 차에 대해 궁금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얻게 되지요. 그렇지만 차에 대한 글이 주로 판매자가 올리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보아야 합니다. 차에 대한 오해는 여기서 생기기 쉽지요. 차에 대한 올바른 상식을 가지게 해 줄 차 멘토를 찾을 수 있다면 차생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차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는 '차보다 사람'인 멘토를 두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둘째, '설마'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설마 이 차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겠지'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차를 구입하는 분이 많지요. 그 차에 대한 객관적인 충분한 정보나 직접 마셔보지 않고 큰돈을 지불하면 곤란합니다. 마셔보지 않고 차를 구입해서 제대로 된 차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합니다.


누군가 좋다고 하던데 설마 하며 구입한 차는 역시 내 마음에 꼭 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셋째, '극찬'이 차를 멀리 하게 합니다


차에 대한 칭찬은 주로 차를 판매하는 글에서 많이 나옵니다. '이 차를 지금 소장하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는 차가 너무나 많지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다 좋다는 차'보다 '지금 내가 마셔보니 좋다는 차'를 칭찬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소장한 차에 대한 칭찬을 남에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넷째,  '값을 많이 치를수록 좋다'고 하는 얘기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보이차는 묵힐수록 좋다고 하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찾기도 어려운 노차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됩니다. 보이차는 다반사로 즐기는 차라서 비용에 부담을 가지면 안 됩니다. 차 한 잔 나누면서 귀한 차에 대한 자랑이 늘어진다면 차는 우리 주변에서 멀어집니다.


일상에서 즐겨 마실 차는 값으로 얘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섯째, '차차'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차생활은 말 그대로 다반사茶飯事이니 매일 차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를 마시는 것은 내일부터 할 일이라거나 나중에 해도 되는 무거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차 마시기는 밥 먹는 것보다 간편하니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수시로 때때로 물 마시듯 하면 됩니다.


좋은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고 하니 차 마시기로 삶을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요?

여섯째, '나중에'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물을 끓이면 마실 수 있는 차를 나중에 할 일로 여긴다면 차를 가까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사무실마다 끓는 물이 준비되어 있는 요즘은 바로 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차 마시기입니다. 건강을 위해 가장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차 마시기, 이 일은 나중으로 미룰 일이 아닙니다.


지금 티백차든, 선물 받은 차든 제일 편한 다구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마시면 됩니다.

 

일곱째, '괜찮겠지'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차를 잘 선택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 누릴 수 있는 일상의 행복을 찾는 일입니다. 좋은 차를 항상 음용하는 것은 즐거움과 이로움을 같이 누릴 수 있는 일이기에 좀 더 나은 차를 얻기 위한 관심은 필요합니다. 의외로 '괜찮겠지'하면서 차를 소홀히 구매하기 쉽지만 좋은 차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답니다.


좋은 차를 마시게 되면 이만한 소확행이 없어서 일상의 행복이 배가 됩니다.

여덟째, '공짜'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대가를 지불한 차만이 차의 제맛을 알게 합니다. 나눔 받은 차를 곁에 두고 늘 마시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내 주머니에서 값을 치러 차를 구입해야만 그 차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며 마시게 하지요. 좋은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면 그에 맞는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물론 그 값이란 꼭 금전적인 것만에 한정한 것은 아닙니다.

아홉째, '그까짓 것'이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차를 가벼이 여긴다면 차가 주는 덕목을 삶에 나누지 못할 것입니다. 좋은 차는 모료부터 다르고 차를 만드는 이가 제다에 임하는 마음이 다르겠지요. 제대로 자란 차나무 잎으로 정성을 다해 만든 차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 차는 제 향미를 잃고 말 것입니다.


어느 정도 차맛을 알게 되었다면 어떤 차가 좋은 차인가  알 수 있도록 애를 써야 하겠습니다.  


열째, '별것 아니야'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차를 마시기 위해 준비되는 과정과 다구 등 차를 내기 위해 있어야 할 모든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차를 우리기 위한 물을 선택하고, 차를 우려내는 다구를 준비하며, 함께 차를 마시는 사람까지 어느 하나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차를 마실 수 없답니다. 홀로 마시는 차도 그러하지만 팽주가 되어 차객을 위해 차를 내는 자리에서는 특히 그러합니다.


팽주가 차를 내기 전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답니다.

열한째, '조금만 기다려'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좋은 차를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마냥 기다려서는 얻어지기 어렵지요. 지금 가지고 있는 차를 가까이 두고 자주 마시다 보면 얼마나 좋은 지 알게 되지요. 어떤 것이든 진정한 가치는 시간을 두고 쓰면서 알게 되지 않습니까?


차도 한두 번 마셔서 속단하기보다는 오래오래 마셔서 그 차의 참 가치를 찾아보십시오. 

 

열두째, '이번 한 번만'이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보이차를 오래 마신 사람들은 '이번 한 번만'하고 구입하게 된 차가 방 하나를 금방 채우게 된다는 것을 잘 압니다. 생각 없이 구입해서 쌓인 차가 실망을 안겨주게 되면서 차생활을 멀리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한 편을 구입해서 그 차를 마셔보고 정말 좋다면 더 많은 양을 구입해도 늦지 않기 때문입니다.

 

 열셋째, '남도 다하는 데'가 차를 멀리하게 합니다


흔히들 남이 하는 걸 따라서 하는 차생활은 알차지 못하다고 봅니다. 특히 '장차藏茶'라고 하는 보이차를 사 모으는 일은 정말 신중해야 하지요. 소장한 차가 산만큼 많아도 제대로 마실만한 차가 드물다는 걸 뒤에 알게 되면 그처럼 안타까운 일이 없습니다. 


자기 방식의 차생활을 알게 되기 전까지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작정 따라 할 일은 아닙니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체득하게 되는 중요한 단어는 '시간'이어서 차에도, 알아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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