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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Nov 24. 2021

보이차 향기에 대한 시비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는 보이차의 차향

두 사람이 차판을 두고 마주 앉아서 보이차의 향과 맛에 대한 시비를 가린다면 결론을 낼 수 있을까? 지금도 크게 나아진 건 없지만 처음 접했을 때 그 맛과 향을 표현하는 글을 접하며 참 부러웠었다. 특히 차향에 대해서는 더 그러했다.


난향, 장향, 밀향 등등으로 표현되는 차향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여러 사람이 앉아 보이차를 마시면서 그 향을 표현하라고 하면 대부분 다 다르게 얘기를 한다. 특히 장향에 대해서는 아직도 다들 그 정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보이차의 향은 코로 맡을 수 있는 향보다 대부분이 맛과 함께 입 안을 통해 코로 감지되는 느낌이랄 수 있다. 만약 코로 느껴지는 향이 있다면 그것은 그렇게 좋게 평할 수 없는 향일 것이다. 숙차의 경우 숙향, 노차에 있어서는 창미라고 느끼는 창고 냄새 같은 것이다.

보이차의 차향을 난향, 과향, 밀향, 장향 등으로 표현하는데
실제로 느끼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보이차의 향은 주로 생차나 노차에서 느껴진다고 하는데 그것은 오래 차를 마셔 온 사람이 아주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장향이니 난향이니 하며 여러가지로 이름을 붙이지만 그것은 공감할 수 있는 게 아닌 주관적인 감각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차향의 특징이 잘 살아나는 차를 종류별로 우려서 그 맛과 향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무미, 무향이란 바탕에서 아주 미묘하게 올라오는 그 맛과 향의 차이를 체득하는 것이 보이차를 마시는 묘미라 하겠다. 온 입안의 구감과 목을 통해 되올라와서 코를 통해 느끼는 회운에 집중하는 건 마치 호흡에 집중하는 참선수행과 닿는 것 같다. 그러기에 보이차의 향에 대한 평가는 참선 수행의 깨달음이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아 보인다.


"차맛이 어때?'

"좋네"


이것이 보이차의 향을 표현하는 공통어가 아닐까? 지금 마시는 보이차의 향을 한번 표현해보실까요?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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