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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그렇게 쓰는 게 아니라는 지적에 머리를 숙이며

브레이크 쓰는 법을 배우는 게 운전 교습의 핵심

by 김정관

보이차 생활에 대해 20년째 글을 쓰고 있으니 오래 썼고 지금도 꾸준하게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몇 편이나 썼는지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블로그에 저장된 글만 천 편 정도 됩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문제가 될 일이 거의 없지만 카페는 댓글로 시비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보이차는 취향에 따라 받아들이는 향미 차이가 있어 차의 우열을 말하는 건 금기라고 해야겠지요.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다연회 다회에 차를 제공받았고 그 차에 대한 평가를 다회 후기에 썼습니다.

다연회 다우들이 지금과 다르게 초창기에는 보이차에 대해 일가견을 가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당시는 저도 막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했었고 선배님들의 다담에 귀 기울여서 배우고 있었지요.

보이차는 잘 몰랐지만 글 쓰는 재주가 남다르게 있다 보니 다회 후기는 제 담당이었습니다.


다회 후기가 카페에 올라가니 다회에 시음 차를 제공해 주었던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차에 대한 평가를 그렇게 쓰면 곤란하다는 얘기에 저는 무조건 좋다고 써야 하느냐고 반박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써도 상관없지만 제가 부정적으로 쓰면 차를 파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보이차를 마신 지 몇 해가 되지도 않았던 제가 영향력이 있을 수 없는데 제 글은 쉽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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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는 천 편이 넘게 보이차 생활과 관련해서 글을 썼지만 제 글에 시비가 있었던 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제 글의 부족한 점을 지적한 댓글을 받아서 글쓰기에 더 신중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의 주제로 삼은 차는 노차인데 사실 제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어서 겸허하게 머리 숙여 받아들입니다.

'내 자랑하지 말고, 남 탓하지 말고 글을 쓰라'는 등단 초기에 들었던 선배 작가님의 조언을 다시 되새김해 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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